주연을 완성하는 조용한 힘 - 코오슬로

Creamy Coleslaw

Oct 4. 2025

햄버거와 바베큐, 치킨 옆에 늘 따라붙는 코올슬로는 언제나 조용하다. 화려한 장식도, 강렬한 향도 없지만 이상하게도 그 한 숟가락이 들어가는 순간 음식의 균형이 달라진다. 느끼함은 가라앉고, 묵직한 맛은 산뜻하게 살아난다. 누구도 주연으로 불러주지 않지만, 곁에서 함께할 때 비로소 자리를 빛내는 존재다.

잘게 썬 양배추와 당근, 가끔은 양파가 섞여 흩어진 조각처럼 보인다. 그러나 부드러운 드레싱이 그들을 묶어내며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제각각의 모난 부분이 드러나지 않고, 서로의 색과 질감을 조금씩 섞으며 하나의 어울림을 완성한다. 삶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고, 때로는 모난 부분 때문에 충돌하지만, 곁에서 서로를 묶어주는 온기와 배려가 있으면 마침내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코올슬로는 언제나 뒤로 물러서서 자리를 내어준다. 햄버거의 육즙이 주인공이 되고, 치킨의 바삭한 옷이 무대의 중심에 서는 동안, 스스로는 기름기를 덜어내고 무게를 덜어내는 역할에 만족한다. 주연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낮추지만, 결국 그 곁들이가 없었다면 맛은 쉽게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다.

조용한 듯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힘. 코올슬로가 전해주는 건 단순한 곁들이 음식의 의미가 아니라, 함께할 때 더 빛나는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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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시간 15분, 4인 기준

● 재료
•작은 양배추 1/2개(500g), 채 썬 것
•중간 크기 당근 2개,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간 것
•작은 양파 1개, 반으로 갈라 얇게 썬 것
•연겨자 또는 고추냉이 2작은술
•마요네즈 1/2컵 (100g)
•레몬즙 1큰술
•디종 머스터드 1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