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긴 논의 끝에, 나는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영어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일도 잠시 멈추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사직서를 알피에게 내놓자, 그 에게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돌아왔다.
"내일 다시 얘기하자! 사직서는 다시 가져가."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말속에 뭔가 더 큰 뜻이 담겨 있는 듯했다. "뭐지? 이 반응은? 내가 이렇게 큰 결심을 했는데?" 의문이 들었다. 알피가 나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내 결정을 번복시키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그는 나를 다시 불렀다. 내가 어제까지 고뇌하며 내려놓았던 모든 생각을 흔드는 말이 튀어나왔다.
"내가 어제 레스토랑 총지배인과 얘기했고, 너한테 스폰서 비자를 주기로 했어! 계속 일해도 돼!"
그 순간, 내가 듣고 있던 세계가 잠시 멈춘 것 같았다. "스폰서 비자?!" 이건 그야말로 황금티켓!”
눈앞이 번쩍했다. 이민자들 사이에선 전설 속 유니콘 같은 존재, 그게 바로 스폰서 비자!
"이게 진짜 나한테? 진짜 나한테?!?!?!"
내 안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감정이 가라앉기도 전에 내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스폰서 비자?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긴 하지만, 그게 과연 내게 진정한 자유를 줄까?
나는 스폰서 비자가 일종의 "악마의 계약"이란걸 알고 있었다. 하루 12시간씩, 주 5일, 4년 동안?
내 삶을 완전히 바치고, 그 대가로 영주권을 얻는다는 건, 내 인생을 그저 일에 갇히게 만드는 일종의 "노예 계약"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주권을 얻을 기회라면, 당장이라도 손에 넣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그 질문이 반복됐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안정된 길'과, '내가 진짜 원하는 길'을 가기로...'
"알피, 이미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했고, 한 과목에서 점수가 부족해서 학원에 다니기로 했어. 이건 내 마지막 기회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내가 스스로 길을 가는 거야."
그 말이 떨어지자, 알피는 잠시 말없이 사무실을 나갔다. 긴 침묵이 흐른 후, 그는 총지배인과 함께 돌아왔다. 그들의 표정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너 미친 거 아냐? 남들은 스폰서 비자를 못 받아서 애걸복걸 안달을 하는데, 너는 그걸 거절한다고?"
총지배인은 내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30년 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해 왔는데, 스폰서 비자를 거절하는 셰프는 네가 처음이다. 이건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야."
"그래,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 하니까." 나는 속으로 그렇게 되뇌며 고개를 들었다. 그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내 결단은 더욱 확고해졌다.
총지배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사무실을 나가버렸고, 다시 둘만 남았다.
알피가 나를 보며 물었다.
"4개월이면 돼? 정말 자신 있어?"
나는 심호흡을 하고 대답했다. "그럼, 이건 내 선택이야. 또 다른 나의 도전이니까."
알피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서 공부하고 와. 내가 너의 자리를 비워 놓을게."
그 말은 마치 "운명의 장난" 같았다. 내가 어떻게 결정을 내리든, 그는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었다. 내 마음속에 "셰프,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라는 감사의 말이 울려 퍼졌다.
나는 "이 고마움을 언제든 꼭 갚아야지."라고 다짐하며, 그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또 한 번 결심을 굳혔다.
*처음 제 에세이를 접하시는 분들께*
2권에 담긴 모든 이야기는 "웰던인생, 미디엄레어 꿈" 1권에서부터 이어지는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아직 1권을 읽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주시면 더욱 깊이 있고 생생하게 다가올 거라 생각합니다.
정주행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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