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스터디 그룹의 탄생,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by 호주아재

우리 클래스에는 나를 포함해 한국인 학생이 여섯 명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마치 자석처럼 서로 붙었다.


“어? 너도 한국 사람이야?”
“헐, 진짜? 반가워요!”
그렇게 어색한 인사 몇 마디가 오가고 나서,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스터디 그룹이 되었다.
처음 모였을 땐 마치 무대 위 코미디 오디션 같았다.
직장인, 유학생, 주부... 나이도 다양, 목적도 다양.
그런데 웃긴 건 다들 똑같이 ‘7.0 점수’만 바라보고 있다는 거였다.

내가 그룹의 리더가 된 건

... 음,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영어 실력은 내가 제일 아슬아슬했지만,
나이와 눈치(?)와 약간의 조직력 덕분에 자연스럽게 리더로 등극.


매주 목요일,

도서관 스터디룸 예약은 내 담당.

프린트도 내가 담당.
가끔 엉뚱한 자료 프린트해 오는 것도

내 담당.
예를 들면, "리딩 지문" 대신 "장 보러 갈 때 유용한 표현들" 같은 거?

그럴 때마다 모두 한바탕 웃었고,
그 웃음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언제부턴가 서로의 실수에도 관대해지고,
힘든 날엔 말없이 음료수와 간식을 하나씩 들고 와주는 분위기가 됐다.

스터디 그룹은 단순한 공부 모임이 아니었다.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루하루 버티는 데 작은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들이었다.

어느새,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긴장하고,
서로의 7.0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도서관에서 펼쳐진 우리만의 성장 스토리"


학원 수업이 끝나면 우리는 언제나 도서관으로 향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부하면서도 서로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주고받았다. 도서관의 정숙함을 깨뜨릴 정도로 열정적일 때도 있었지만, 같이 공부하는 자체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재미있었다.

매일매일 출석 도장을 찍던 Queensland State Library
도서관 내부
그룹 스터디 룸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씨티 풍경

남지웅(Nam)은 정말 고학력자답게 영어 실력이 출중했다. 다만, 수의사 출신이라 그런지 가끔 “이건 마치 동물의 행동학을 배우는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우리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곤 했다. 그래도 그런 엉뚱한 매력이 우리 그룹을 더 즐겁게 만들었다.

제이(Jay)는 호주에서 영상의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그런 제이가 “이제는 비자 문제만 해결되면 되겠죠?”라며 농담을 던질 때마다 우리는 그 말속에서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제이가 항상 차분하고 정확한 방식으로 공부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레이스(Grace)는 첫인상이 차갑고 냉정했지만, 시간을 두고 그녀를 알아가면서 우리는 그 안에 숨겨진 의리와 다정함을 발견했다. “영주 비자? 그건 내가 꼭 해결해 줄게”라고 말하며 힘을 주는 그녀 덕분에 우리 모두는 더욱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블레어(Blair)는 말 그대로 '천진난만' 그 자체였다. 말괄량이에다 언제나 밝은 에너지로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영국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온 영어의 기본기부터 탄탄한 영어 능력자.
그녀가 한 번씩 엉뚱한 말을 던지면 모두가 웃음바다가 되곤 했지만, 그 덕분에 학습 분위기도 더 자유롭고 유연해졌다.

이벳(Yvette)역시 호주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한 똑순이. 너무 똑똑한데도 가끔씩 건망증과 허당 기질을 보여서 우리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그래도 이벳은 언제나 끝내주게 똑 부러지지!"라며 그녀의 장점에 집중했다. 가끔은 그녀의 건망증 덕분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런 허당 기질이 그녀만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여섯 명이 각자의 방식대로 공부하며, 서로의 약점을 채워주고 장점을 배우면서 함께 성장해 갔다. 비록 티격태격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더 강한 팀워크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 팀워크는 결국 우리가 목표한 바를 향해 조금씩 끌고 가고 있었다.

*처음 제 에세이를 접하시는 분들께*

2권에 담긴 모든 이야기는 "웰던인생, 미디엄레어 꿈" 1권에서부터 이어지는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아직 1권을 읽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주시면 더욱 깊이 있고 생생하게 다가올 거라 생각합니다.
정주행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hoju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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