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스푼,

기후 변화 시대의 사랑 Part 2

by 혜븐

여자친구가 추방된 후 사랑을 잃은 요셉은,

돔시티의 태양광 패널 조각들이 하나둘씩 깨져나갈 때서야

비로소 다시 사랑을 느낀다.


그 깨진 유리 조각 너머로 새어드는 햇빛과 바람.

자연이 주던 그 온기와 냉기,

그것은 사랑이 주던 감정과 닮아 있었던 걸까.


어쩌면 우리를 지켜준다는 이 돔시티는

사실상 사람들의 사랑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돔 안에서 날로 다양해지는 시위대들.

하지만 그 다양성은 사랑보다 증오와 분노, 경멸의 형태로 드러난다.

추방과 죽음이 반복되며 늘어나는 유령들의 행렬.

죽어서조차 돔 안을 떠나지 못하는 존재들.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요셉은 마일스와 그의 아내를 보며

자신과 여자친구를 떠올렸을까.

돔 바깥사람들을 옹호하던 그녀,

끝내 자신과는 그렇게 되지 못했던 관계.

질투였을까, 아니면 후회였을까.

혹은, 불가능을 더 큰 사랑으로 받아들였던 걸까.


그리고 마지막 장면.

두 팔을 벌린 채 태양을 향해 선 요셉.

그건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사랑을

마침내 드러낸 몸짓이었을 것이다.

바랐고, 기다렸고, 끝내 닿지 못했던 사랑.

그에게 그것은 너무도 뜨겁고도 아픈 것이었을 것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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