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스푼,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by 혜븐

매일은 선택의 연속이다.
이 선택, 저 선택의 결과를 따지고, 상상하고,
끝없는 고민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사실,
아무리 깊이 고민해도 결국 나의 선택은
처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선택의 가치는 오히려
그 선택을 위해 들인 시간에서 결정되는 것 같다.



1994년.
그의 나이 서른 즈음.
그 역시, 날마다 깊은 고민 속에 있었던 건 아닐까.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오직 슬픔만이 돌아오잖아.”


김광석의 이 노래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어쩌면 반짝였던 그 시간들조차
복잡한 생각들에 잠겨 흘려보내버렸다는
자기 고백처럼 느껴진다.



문득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조지훈 시인의 <사모> 마지막 연.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이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괜히 그리워지기도 하고,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왔다가도
밝은 멜로디에 슬며시 웃게 된다.


참 이상한 노래다.
슬픔을 토닥이는 듯하면서도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라며 조용히 최면을 거는.



그래,
그냥 생각하지 말자.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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