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통해 나를 발견하다.
제4장 생활바보, 눈을 뜨다 (2)
by Ryan Choi Dec 11. 2022
아이가 태어난 후, 서투른 육아 전쟁이 시작되었다.
나와 와이프는 육아방식도 달랐다. 난 '조심조심', 와이프는 '씩씩하게'. 난 아이가 조금이라도 다칠까 노심초사했다. 와이프는 달랐다. 수면교육을 한다며 말도 못 하는 갓난아기를 그냥 울게 내버려 둔다던가, 장난감 자동차에 팔을 걸치게 하고 아직 비틀거리는 아이에게 걸음마를 시킨다던가 하는.
난 어디 모서리에 부딪히지는 않을까 늘 마음을 졸였다. 회사에 가서도 아이가 혹시 어디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와이프는 아이가 넘어지더라도 달려가서 안아주지 않았다. 털고 스스로 일어나게 놔두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늘 어디 가서 다치진 않을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염려하고 걱정했다. 퇴근 후 돌아오면 난 늘 물었다. "오늘은 별일 없었지? 어디 다친 곳은 없고?"
어느 순간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그런 행동들을 나도 똑같이 내 아이에게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잔소리도 많았고, 무엇이든 아이가 혹시나 힘이 들까 봐 내가 대신해주었다. 그것이 내 어머니의 사랑 방식이었고 나도 그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잔소리들이 나는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불편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었다. 그냥 어머니의 말을 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멀리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잔소리를 해보니, 이제는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다. 잔소리의 이유는 아이가 걱정되고,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이 진짜 이유가 아니었음을. 잔소리의 목적은 바로 내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아이를 통해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내가 어떻게 자라왔으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아이는 나처럼 살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생활바보가 되었던 것처럼 그렇게 살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