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씨 이야기 (4)
지은씨는 잘 살았다.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자면 더더욱 그랬다.
“와, 결혼하자마자 신축 아파트 들어가는 거야?”
“벤츠 이클에 초보운전 딱지 붙인 거 처음 봐. 다들 피해다니겠다.”
지은씨의 재력은 늘 주변의 부러움을 샀고, 지은씨가 늘 적당선에서 베풀었기에 속사정은 모르지만 겉으로 시기 질투하는 시선 또한 없었다. 영어 유치원을 보낼 때, 지은씨는 살짝 긴장했지만, 거기서도 지은씨는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교외의 신축 아파트 특성상 직장과 거리가 있어 맞벌이는 힘든 환경인지라, 대기업이나 전문직이나 할지라도 엄청난 재력까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분양받은 아파트 대출금을 갚느라 허리띠를 바짝 조인 상태였다.
“명의만 내 명의지, 사실 은행 집이지 뭐.”
“우리 집은 그냥 남편 명의야. 어휴, 나는 그거 부담스러워서, 대출 얼마 남았는지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어….”
아유, 집주인들은 좋겠네, 나는 세 들어 사는데. 지은씨가 이런 푸념을 하면 옆에서는 아우성이 빗발쳤다. 서울에 집 있으면서 무슨 소리야, 하여튼 가장 부럽다니까…. 그런 얘기를 들으며 지은씨는 속으로 우쭐했다. 그래, 내가 비록 여기 세 들어 살지만 집주인인 너희보다 잘났지. 나는 서울에 집을 가졌으니까.
“그래도 애 키우기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는 것 같아.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옮기려고 했는데, 못 떠나겠네.”
“정말 좋겠어. 선택지가 있어서. 나는 서울 가고 싶어도 못 가는데.”
“그러니까 말이야.”
그렇게 우쭐대며 지내고 있는 지은씨 앞에, 어느 날 예희씨가 나타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