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특강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들

제로에서 시작하는 AI 플랫폼 도전기 14화

by 엘킹

드디어 D-day다.


오전 10시,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 나와서 대시보드부터 확인했다. 신청자 수가 밤사이 또 늘어서 620명을 넘어섰다. 어제까지만 해도 550명 정도로 예상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50명이 더 늘어났다.


'이 정도면 참석자도 250명은 넘겠네.'


사실 좀 부담스러웠다. 처음 기획할 때는 신청자만 300명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참석자만 200명을 넘을 것 같았다. 보통 참석자는 신청자의 30퍼센트를 잡고 계산하고 있다. 줌 유료 플랜으로는 500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니까 기술적으로는 문제없지만, 뭔가 심리적 압박감이 달랐다.


점심시간 후 대표님, L과 마지막 점검 미팅을 잡았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줌에 들어온 L의 얼굴에서 긴장감이 역력했다. 며칠 동안 리허설을 계속했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떨리는 모양이었다.

대표님은 바로 L에게 마음상태를 여쭤보셨다. "L군. 오늘 컨디션은 어때요?"

"솔직히 말하면... 좀 떨려요. 어제 밤에 잠도 잘 못 잤고요."

나는 L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럴 만해요. 저도 떨리거든요. 근데 리허설은 완벽하게 하셨잖아요. 오늘은 그냥 연습했던 대로만 하시면 돼요."

"네, 그런데 신청자가 600명이 넘었다면서요? 진짜 많이 올 것 같은데..."

"그래도 노쇼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최대 250명 정도일 거예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숫자죠."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나도 속으로는 조마조마했다.

대표님은 긴장 되어 있는 나와 L을 안심 시켜주셨다. “팀장 그리고 L군. 처음에 내가 했던 말 기억해요? 매출보다는 이러한 경험 자체를 해보는 게 중요해요."


돈은 언제든지 벌 수 있지만 이러한 경험은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어요.


"그리고 평생 기억에 남을 거예요.”


오후 3시부터는 최종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결제 페이지부터 다시 테스트해봤다. 더미 결제를 몇 번 해보니 모든 게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알림톡 시스템도 재점검했다.


그런데 하나 놓친 게 있었다. 트래픽 부하 테스트였다.

사실 우리 사이트는 평소에 동시 접속자가 20~30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200명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결제 페이지로 몰릴 가능성이 있었다. 서버 사양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테스트해본 적은 없었다.

'뭔가 불안한데...'

하지만 이미 늦었다. 특강까지 몇 시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버를 업그레이드할 수도 없고.

오후 6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나서 7시부터 최종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알림톡을 한 번 더 발송했다.

"안녕하세요! 잠시 후 저녁 8시 AI 영상 제작 무료특강이 시작됩니다. 줌 링크: ..."

발송 버튼을 누르자마자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카톡으로 문의가 쏟아져 들어왔다.

"줌 링크 클릭이 안 돼요."
"비밀번호가 뭔가요?"
"핸드폰으로도 들을 수 있나요?"


예상했던 일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문의량이 많았다. 빠르게 답변하면서 동시에 줌 방 설정도 재점검했다. 그리고 알림톡 뿐만 아니라 문자도 추가로 보냈다.

7시 20분, 먼저 줌 방에 들어가서 준비를 했다.

입장하자마자 알림음이 연달아 울렸다. 한 명, 두 명, 세 명...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 10분 만에 50명이 넘었다.

'와, 진짜 온다.'

L도 미리 들어와서 마이크 테스트를 했다.

"안녕하세요, 테스트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잘 들려요!"
"기대됩니다!"

채팅창에 인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8시가 되자 참가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100명, 120명, 150명...

"안녕하세요 여러분! AI 영상 제작 무료특강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L이 환한 미소로 인사했다. 며칠 동안 연습한 덕분인지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안녕하세요!"
"드디어 시작이네요!"
"AI 영상 만들기 너무 궁금해요!"

처음 30분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L군이 AI 도구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실제로 영상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참가자 수도 230명까지 늘어났다.

"이제 실제로 AI 캐릭터 영상을 만들어보겠습니다."

화면 공유로 AI 툴이 뜨자 채팅창이 더 활발해졌다.

"오, 진짜 쉬워 보이네요!"
"이거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저도 당장 해보고 싶어요!"

30분 만에 뚝딱 영상 하나가 완성되자 채팅창이 폭발했다.

"대박!"
"이런 게 가능하구나!"
"진짜 미래네요!"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L도 점점 자신감을 얻는 게 보였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드디어 핵심 구간이 왔다. 상품 제안 시간이었다.

"자, 그럼 이제 여러분께 특별한 제안을 드리려고 합니다."

L이 말하자 채팅창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다들 뭔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

"오늘 보여드린 AI 도구들을 실제로 활용해서 영상을 만들고, 나아가 수익까지 낼 수 있는 완전한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가격을 정하지 못했어요. 여러분이 직접 정해주세요!"

L이 갑자기 경매 방식을 제안했다. 우리가 미리 정해둔 가격은 35만원이었는데, 순간 당황스러웠다.

"채팅창에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을 써주세요!"

순간 채팅창이 숫자로 가득 찼다.

"20만원!"
"50만원!"
"30만원!"
"45만원!"
"25만원!"

숫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급하게 메모장을 켜서 가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20만원부터 60만원까지 다양하게 나왔는데, 가장 많이 나온 건 29만원이었다.

"30만원과 50만원이 가장 많이 나왔네요! 그럼 오늘 특강 참여자분들께는 29만원에 제공하겠습니다!"

L이 결정을 내렸다. 나는 급하게 결제 페이지로 들어가서 가격을 35만원에서 29만원으로 수정했다. 다행히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격 변경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도록 해뒀기 때문에 몇 군데만 수정하면 됐다.

'후, 다행이다.'

손가락이 떨렸다. 실시간으로 200명 넘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가격을 바꾸는 게 이렇게 긴장되는 일인 줄 몰랐다.

"자, 그럼 결제 링크를 채팅창에 올려드리겠습니다!"

내가 준비한 결제 링크를 채팅창에 올렸다.

그런데...

"어? 사이트가 안 열려요."
"링크가 작동 안 해요."
"저도 안 돼요."

채팅창에 문제 신고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순간 식은땀이 났다. 급하게 결제 페이지에 접속해봤는데 정말 안 열렸다. 로딩만 계속 돌고 있었다.

'서버가 다운됐나?'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이었다. 200명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서버가 터진 거였다.

"죄송합니다! 접속자가 너무 많아서 일시적으로 서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L이 당황하면서도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나는 급하게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백업 결제 시스템은 없었지만, 일단 계좌이체로라도 받을 수 있었다.

"대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계좌번호 올려드릴게요!"

채팅창에 계좌번호를 올렸다. 그와 동시에 서버 담당자에게 긴급 연락을 돌렸다.

"서버 다운됐어요! 지금 당장 확인 부탁드려요!"

심장이 쿵쾅거렸다. 몇 주 동안 준비한 게 서버 문제로 망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10분 정도 후에 서버가 복구됐다. 서버 담당자가 긴급 대응해준 덕분이었다.

"다시 복구됐습니다! 결제 링크 정상 작동합니다!"

채팅창에 안내를 올리자 사람들이 다시 접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10분 동안의 공백이 아쉬웠다. 구매 의욕이 가장 높을 때 결제가 안 되니까 일부 사람들은 관심을 잃은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히 특강은 계속 진행됐다. 질의응답 시간에 들어가자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AI 영상으로 실제로 얼마나 벌 수 있나요?"
"유튜브 말고 다른 플랫폼에서도 가능한가요?"
"완전 초보도 할 수 있나요?"

L이 하나씩 차근차근 답변했다. 며칠 동안 예상 질문들을 정리해뒀던 게 도움이 됐다.

하지만 수익화 관련 질문이 생각보다 많았다. 사실 우리도 아직 확실한 데이터가 없어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어려웠다.

"수익은 개인차가 있지만, 꾸준히 하시면 월 50~100만원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L이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시간이 훌쩍 지나서 10시가 넘어버렸다. 원래는 9시 30분에 끝낼 예정이었는데, 질문이 너무 많아서 연장됐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늘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L이 마무리 인사를 하고 특강이 끝났다. 시간을 보니 10시 8분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L군!"

"아, 진짜 힘들었어요..."

L이 탈진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누웠다. 2시간 넘게 쉬지 않고 발표한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갔다.

나는 급하게 채널로 들어온 문의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카톡, 전화... 온갖 방법으로 질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결제가 안 돼요."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언제부터 강의를 들을 수 있나요?"

하나씩 답변하다 보니 10시 30분이 넘어버렸다.


매출을 확인해봤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아쉬웠다. 서버 다운 사건 때문에 일부 매출이 날아간 것 같았다. 하지만 3일간 후속 퍼널이 있으니까 큰 걱정은 없었다.

"오늘 정말 고생하셨어요, L군. 첫 특강치고는 대성공이에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진짜 떨렸어요. 특히 서버 다운됐을 때는..."

"저도 식은땀 났어요. 근데 침착하게 잘 대처하셨어요."

모든 정리를 마치고 나니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오늘 하루 정말 길었다.

"그럼 이제 회식이나 갈까요? 오늘 진짜 수고 많으셨어요."

첫 무료특강이 이렇게 마무리됐다.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무사히 끝낸 게 다행이었다.

내일부터는 후속 퍼널 진행이다. 오늘보다는 좀 더 여유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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