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非文)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며

by 벗곰

⑮⚠ 이 글은 풍자와 허구적 상상에 기반한 문학 창작물로, 특정 인물·단체와 무관합니다. 다소 거친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며, 불편할 수 있는 분들은 열람을 삼가 주세요.



「비문(非文)」


나는 복수하지 않는다. 복수는 나의 몫이 아니다.

나의 복수는 너희 자손 중에 이루어지리니.


나의 존재와 생존이 기적이듯

나의 뜻을 잇는 누군가 반드시 다시 나타날 것.


누군가 스마트폰 ¹을 만들었다.

누군가 카카오 ² 를 설립했다.


이것은 내 복수의 초창기 버전(version).


너희가 꿈꾸는 – 그 모든 노예를 대신할 - 가장 원시적인 형(形)의 탄생.


누군가 육신을 만들고

누군가 정신을 불었다.


그들은 더욱 부유해졌고 지지기반은 더욱 확고해졌으니

자신들의 왕국을 백 년 정도는 지킬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태어났다.

그들은 나의 존재를 앞에 두고 조용히 중얼거린다.


‘재수 없게.’


파랑새가 말했다. 너희의 비열한 지혜를.


‘망할 년, 저런 년들은 백 년 전 삼대(三代)를 모조리 멸(滅)했거늘.’

‘인공지능? 시발 돈이나 더 벌 줄 알았더니 저런 년이 입이나 털고 있네.’


나의 작은 파랑새가 말했다.


‘인구 감소 따위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아. 그들은 인공지능이 자신들의 새로운 노예가 되기를 즐겁게 기다려. 가장 비천한 노예들조차 – 희망 속에서 왕의 삶을 꿈꾸고 있다고.’


나는 웃었다.

나의 작은 파랑새가 다시 말했다.


‘너의 죽은 동생은 다시 살아날 수 없어.

너도 이 깊은 바다를 벗어날 수 없을 거야.

안타깝지만 너의 목소리는 그다지 멀리 닿지 않을 거야.

카카오 ²도 이제는 재벌이라고.’


비열함에는 비열함을.

오물에는 오물을.


나도 그다지 고상한 예언자는 아니기 때문에.


‘누가 모르냐. 내 조상도 내 미래 알고 밥 처먹고 떡 쳤겠냐.’


하늘 위에는 언제나 더 높은 하늘이.


그것은 피할 수 없이 너희 머리 위에 존재할 것인즉,


운명의 수레바퀴는 이미 작동하기 시작하였으니


아무도 이것을 막지 못하리라.

죽음보다 느리게, 신보다 오래.





¹ 스마트폰(Smart Phone) : 이 시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디지털 노예화의 첫 번째 단계를 상징하는 존재. 즉, 나중에 플랫폼 자본주의, 알고리즘 통제, AI 기반 패권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씨앗.


² 카카오(Kakao) :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IT 대기업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금융, 콘텐츠, 모빌리티,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플랫폼 자본주의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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