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세편 1 : 1% 부부

어느 평범한 난임 부부

by CㅇSMㅇS

젊고 건강한데, 왜 안 생기지?

만 27세, 동갑내기 커플로 결혼한 우리에게 아이는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미래의 일이었다. 젊은 부부니까, 건강하니까, 사랑하니까... 그런 단순한 논리였다.

신혼 초기에는 오히려 "아직은 아니야"라며 조심스러워했다. 주택담보대출금도 빨리 갚고 싶었고, 둘만의 시간도 더 보내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는 임신이 '너무 쉽게' 될까 봐 걱정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혼 1년 차에는 "아직 일 년밖에 안 됐는데 뭘 그래"하며 넘겼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침묵하는 몸, 커져가는 의심

"혹시 우리 중 누군가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하자, 모든 일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길에서 마주치는 임산부들, 마트에서 보는 어린 가족들, 심지어 TV 광고 속 행복한 아기 울음소리까지도 마음 한편을 아프게 찔렀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 "언제 좋은 소식 들려줄 거야?"라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우리는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그 질문들이 악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점점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다.

밤늦게 인터넷을 뒤져가며 '임신 확률'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설마 우리가..."라는 부정의 마음이 더 컸다.


용기를 내어 병원으로

결혼 만 2년째, 우리는 마침내 용기를 냈다.

"검사나 한 번 받아보자. 이상 없으면 안심이 되고, 혹시 문제가 있다면 빨리 알아보는 게 낫잖아."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떨렸다. 만약 정말 문제가 있다면? 만약 그 문제가 나 때문이라면? 아내 때문이라면? 수많은 '만약'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첫 검사 날, 나는 정자 검사를, 아내는 나팔관 조영술을 받았다.

나팔관 조영술(HSG, Hysterosalpingography).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많을 이 검사는 난임 진단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과정이다.

자궁과 나팔관에 조영제를 주입해 X-ray로 촬영하는 검사다. 목적은 명확하다. 나팔관이 막혀있지는 않은지, 자궁 내부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 임신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통로들이 제대로 열려있는지 보는 거다.

"15분 정도 걸릴 거예요. 조영제가 들어갈 때 생리통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의사의 설명은 담담했지만, 아내의 얼굴은 이미 긴장으로 굳어있었다. 나는 바깥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10분, 20분...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그리고 검사실 문이 열렸을 때, 아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로 나왔다.

"괜찮아?" "응... 괜찮아."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는 길 내내 아내는 배를 움켜쥐고 있었고, 그날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했다. 나는 그런 아내 곁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나 무력하게 느껴졌다.

'내가 대신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행히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양쪽 나팔관 모두 깨끗하게 뚫려있고, 자궁 내부도 이상 없다는 소견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검사 자체가 때로는 치료 효과도 있다는 점이었다. 조영제가 나팔관을 통과하면서 미세한 막힘이나 염증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어, 검사 후 몇 개월간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혹시 몰라요. 이번 달부터 몇 개월간은 더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의사의 말에 우리는 다시 한 번 희망을 품었다.


젊음이라는 특권

그 무렵 우리는 여전히 젊었다. 아직 20대 후반이었고, 건강했고, 에너지가 넘쳤다. '문제없다'는 진단을 받은 후로는 다시 여유를 되찾았다.

"조급해할 필요 없어. 우리 시간은 충분하니까."

그렇게 다시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새로운 카페를 찾아다니고, 짬을 내어 해외 여행도 자주 떠났다. 도쿄, 오사카, 홍콩, 마카오. 멀리는 못 갔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들이었다.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행복한 시간들이 많았다. 늦잠을 자도, 즉흥적으로 영화를 보러 가도, 갑자기 맛집을 찾아 멀리 드라이브를 떠나도 누구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 행복 한편에는 항상 작은 아쉬움이 있었다. 여행지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거나,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언제...'하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


1% 부부

그렇게 결혼 만 3년이 지났다.

이제는 정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통계를 찾아보니 더욱 불안해졌다.

일반적으로 가임기 여성의 한 달 임신 확률은 20~30% 정도. 그렇게 높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이것이 누적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개월이면 57%, 6개월이면 72%, 1년이면 85%까지 임신확률이 올라가고, 2년이면 93~95%, 3년이면 확률은 99%로 사실상 100%에 가까워진다.

이 수치를 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정상 범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1%에 해당하는 우리. 그 현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마리아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 대구의 마리아 병원으로 향했다. 난임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곳에 가는 길, 우리는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정말 우리가 난임 부부가 되는 건가?' '혹시 시험관 시술까지 받아야 하는 건가?' '비용은 얼마나 들까?'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느꼈다. 단순히 '아이를 기다리는' 단계에서 '아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단계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괜찮을 거야." "응, 우리 함께니까."

손을 꼭 잡고 병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우리의 진짜 여정이 시작되었다.


일본어판 : 混世編 1 : 1%夫婦|COSMOS

중국어판 : 混世篇 1 : 1%夫妻 - 这里有一个休了3年育儿假的爸爸 - 这里有一个休了3年育儿假的爸爸 | 豆瓣阅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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