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불쌍하다고 했나.

혼자인 건 내가 선택한 방식일 뿐.

by 라온



"혼자 오셨어요?"

그 말에 담긴 여러 감정 중,

‘안쓰러움’이 가장 먼저 느껴질 때가 있다.


4인 식탁에 혼자 앉아있는 나를 보며,

그들은 종종 조심스럽게 눈빛을 돌린다.

불편한 건 나보다,

그들 자신인 것처럼.





우리는 여전히 어떤 틀에 익숙하다.


'둘이 사는 삶이 안정적이고,
혼자인 삶은 위험하고 외로운 것이다.'

그래서 혼자라는 사실을 마주하면
자기도 모르게 '비정상'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그리고 그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사회에서
혼자 사는 사람은
자꾸만 설명을 하게 된다.

"혼자가 편해서요."
"지금은 이게 좋아요."
"누굴 못 만나서가 아니라,
안 만나는 거예요."


그 설명이 진심이라 해도
들어주는 사람의 표정은 종종 의심스럽다.
정말 네가 원해서 그렇게 사는 거냐는,
내면의 판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 모른다.


나와 생각과 취미가 다른 사람들.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크게 느껴지는 외로움.

이해받지 못하는데에서 오는 공허함.


그 시간을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위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그래.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속절없이 기가 빨리던 나는,

감정의 에너지가

상당히 얕은 사람이었다.


혼자인 삶은 휘청거림의 결과가 아니다.
고요를 견디고,
자기 자신과 마주하며
스스로 선택한 하나의 방식이다.

나에게는
그 어느 누구와도

감정의 소모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건,
고립이 아니라 휴식이었다.


누군가에게 나를

끊임없이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무너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으니까.

그 자유는,
한때 무너졌던 나에게
두 번째 숨을 주었다.


그러니

혼자인 나를

불쌍하게 보지 말았으면 한다.
나는 누구보다 나를 잘 돌보고,
하루를 충분히 채우고 있다.

이 삶은
소외가 아니라 선택이다.
누군가의 기준에서 벗어났을 뿐,
나에겐 완전한 형태인 거다.


노력하면

누군가와 함께 살 수는 있겠지.

그런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럽고 즐거운 게 아니라

'노력'해야 하는 거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나는 지금,
혼자라는 이유로 누려지는 자유와
정적 속에서 피어나는 생각들을

사랑하고 있다.

내 나이

올해로 딱 40.
슬픔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란 말이다.

그 슬픔을 껴안고,
내가 고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

혼자라는 사실을

문제처럼 느끼게 만들고,
지금의 내 삶을 설명해야 하는
이상한 무대를

자꾸 만들지 말아줬으면 한다.

나는 누구보다 잘 살아가고 있다.


누구보다 내 삶을

진심으로 들여다보고 있고,
무언가를 결핍이라 부르기엔
내 일상은 이미 충분히 가득 차 있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

혹여나 평생 혼자인 게 두려워

결혼으로 도망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누군가와 억지로 더불어 살아가려 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멋지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태까지

어떻게 혼자서도 즐기며 살아왔냐고?

다음에는
내 기준

혼자여서 가능한 일들,
혼자여서 더 선명하게 보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 작가의 말



혼자라는 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의 방식입니다.
외로움을 감당해 온 지난 시간들이
이제는 내 안에 고요함으로 자리 잡았네요.
그 고요함을 다시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이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