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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찜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아침의 의식

by 굳데이

아침을 시작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여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허겁지겁 토스트를 입에 물고 집을 나선다. 그러나 나는 몇 년째 지켜 온 작은 습관이 있다. 바로 내가 직접 만드는 ‘야채찜’ 아침식단이다.


아침마다 야채찜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제 거의 일상의 의식처럼 굳어졌다. 냉장고 문을 열고 신선한 야채들을 꺼내는 순간부터 마음이 차분해지고, 어떤 날에는 전날 밤 묵혀 두었던 생각들이 야채를 손질하는 동안 자연스레 정리되기도 한다. 야채를 다듬고,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하고, 찜기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수증기를 보고 있으면 몸이 깨어나는 것보다 먼저 마음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누군가는 “아침부터 이렇게 정성 들이기 쉽지 않지 않냐”라고 묻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솔직히 말해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한다. 누군가에게는 아침 시간 5분, 10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도 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과정만큼은 번거롭지 않다. 오히려 즐겁다. '내 몸에 좋은 것 하나 챙긴다'는 마음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마음도 편안해진다. 내게 아침 야채찜은 그런 존재다.


몇 년째 이 식단으로 하루를 열다 보니 몸도 확실히 달라졌다. 몸이 가벼워지고, 피곤함이 덜 쌓이며, 무엇보다 건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느낌을 매일 확인한다. 건강은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 쌓여 어느 순간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야채찜을 통해 배웠다.


나는 이 좋은 경험을 나만 알고 있고 싶지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가끔 소개한다. 대부분은 "귀찮아서 못 하겠네"라고 웃으며 지나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식재료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소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은 건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나만 먹는 건 아니다. 아침을 준비하는 김에 집사람의 몫도 함께 만들어 놓는다. 작은 수고로움으로 사랑하는 이의 건강을 챙겨준다는 것. 그것만으로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집사람이 이 음식으로 더 건강해지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께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 재료

.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당근, 방울토마토, 아보카드, 새우, 계란 각각 적당량

. 브로콜리 세척 : 밀가루 1Ts, 소금 1Ts, 식초 1Ts

. 새우볶음 : 올리브오일 1Ts, 소금 1꼬집, 후추 약간(취향껏)

. 소스 :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적당량


# 요리과정

브로콜리를 밀가루 1Ts, 소금 1Ts를 넣은 물에 15분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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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 1Ts를 넣은 물에 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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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양파, 당근, 브로콜리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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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를 찜기에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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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간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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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에 올리브유 1Ts, 소금 1꼬집, 후추 약간을 넣어 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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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를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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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끓는 물에 넣어 불을 끄고 10분간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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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 구운 새우, 방울토마토, 아보카드, 블루베리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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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야채찜과 소스(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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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나는 아침식단을 야채찜으로 유지할 생각이다. 다만, 메뉴는 늘 같지 않을 것이다. 나는 건강 정보를 꾸준히 찾아보고 공부하는 편이라, 몸에 좋은 새로운 식재료가 있다면 얼마든지 조합을 바꿀 생각이다. 한 가지 방식에 갇히기보다, 계절과 몸의 변화에 맞춰 자연스럽게 조정해 가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야채찜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다. 나에게는 하루를 단정하게 여는 문이자, 나를 건강하게 지탱하는 기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는 사소하지만 따뜻한 책임감이기도 하다. 이 작은 접시 하나가 내 삶을 꾸준히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었듯,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 소박한 의식을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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