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빚은 따뜻한 한 끼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면 집안 공기도 달라진다. 창밖에는 낙엽이 젖어가고, 공기에는 찬 기운이 스며든다. 이런 날이면 유난히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진다. 마침 감기에 걸려 기운이 없던 집사람을 위해 나는 김치만두전골을 끓이기로 했다. 냉장고 속 묵은 김치가 생각났고, 그 김치를 넣은 만두와 얼큰한 국물이 제격일 것 같았다.
사실 김치만두전골은 몇 달 전에 학원에서 배운 요리다. 그때는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를 빚는 과정이 꽤나 손이 많이 갔다. 다진 돼지고기와 숙주, 두부, 김치를 고루 섞어 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고, 만두피에 소를 적당히 넣는 일도 연습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손끝에서 하나의 음식이 완성되는 즐거움을 배웠다. 요리학원에서 배운 그 경험이, 오늘 같은 날 이렇게 집사람을 위한 따뜻한 한 끼로 이어질 줄은 그때는 몰랐다.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 하루는 재료 손질과 만두 빚기를 하고, 다음 날엔 전골을 끓였다. 이틀에 걸친 준비였지만, 전골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를 듣는 순간 피로가 싹 풀렸다. 국물은 만두소에서 나오는 김치의 매콤한 맛과 돼지고기의 깊은 맛이 배추, 버섯, 육수와 어우러져 칼칼하면서도 속이 따뜻해지는 맛이었다. 뜨거운 국물 한 숟갈을 떠먹는 집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자, 그보다 더한 보람은 없었다.
# 재료
. 만두소 만들기 : 숙주 400g, 두부 1/2모, 표고버섯 1개, 묵은지 1/4 포기, 돼지고기 다짐육 300g, 계란 1개
. 만두 빚기 : 밀가루 적당량, 만두피(마트 구입)
. 육수 만들기 : 다시마 10g, 황태채 10g, 육수 4컵
. 전골 만들기 : 양파 1/2개, 작은 배춧잎 8장, 느타리버섯 1팩, 팽이버섯 1/2팩, 표고버섯 2개, 대파 1줄,
당근 약간,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양념장 (국간장 2Ts, 고춧가루 2Ts, 청주 2Ts,
다진 마늘 1Ts, 멸치액젓 1Ts), 만두 8개, 떡국 100g,
# 요리과정
만두소 만들기
깨끗이 씻은 숙주 400g을 끓는 물에 2분간 데친다.
데친 숙주를 잘게 썬다.
두부 1/2 모를 준비한다.
두부를 칼로 으깬다.
표고버섯 1개를 준비한다.
표고버섯을 잘게 썬다.
묵은지 1/4 포기를 준비한다.
묵은지를 잘게 썬다.
돼지고기 다짐 육 300g을 키친타월을 사용해 핏물을 제거한다.
면 보를 사용해 물기를 짠 숙주, 두부, 버섯, 묵은지와 다짐 육을 볼에 담는다.
계란 1개를 볼에 넣고, 볼에 담겨 있는 재료와 섞는다.
완성된 만두소
만두 빚기
만두 만들 때 손에 묻힐 밀가루를 준비한다.
만두피가 잘 붙도록 가장자리에 묻힐 물을 준비한다.
마트에서 구입한 만두피를 준비한다.
만두피에 만두소를 한 숟가락 넣는다.
완성된 김치만두
육수 만들기
다시마 10g, 황태채 10g을 끓여 육수 4컵을 준비한다.
전골 만들기
양파 1/2개, 작은 배춧잎 8장을 굵직하게 썬다.
느타리버섯 1팩, 팽이버섯 1/2팩, 표고버섯 2개를 준비한다.
대파 1줄, 당근 약간,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를 어슷 썬다
국간장 2Ts, 고춧가루 2Ts, 청주 2Ts, 다진 마늘 1.5Ts, 멸치 액젓 1Ts로 양념장을 만든다.
전골냄비에 만두 8개, 야채, 떡국 100g, 양념장을 넣는다.
육수 4컵을 넣는다.
끓으면 뚜껑을 닫고 5분간 끓인다.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고 3분 더 끓인다.
완성된 김치만두전골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요리를 한다는 건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아픈 가족을 위해 손수 국물을 끓이고, 만두를 빚는 그 시간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오늘의 김치만두전골은 단지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우리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한 그릇이었다. 따뜻한 국물처럼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생각한다. “이런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