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삭
내 옆에서 손을 잡아주던 네가 사라지고,
이제 너는 다른 사람 옆에서 웃고 있을 때,
내 가슴은 서서히 무너져 내릴 거야.
행복을 다시는 그리지 못한 채,
미래는 점점 암담해지며,
너를 끝내 그리워하다가,
기억의 늪에 잠겨 그리움이란 감정마저
희미해질 때쯤.
그 모습을 나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너 없는 내가 살아갈 수는 없어.
내 인생, 너 있는 곳에서 살 수 없다면,
도리어 날 죽여줘.
마지막 순간만큼은 네 손에서 사라지고 싶어.
먼지 한 줌만큼은 네 곁에 남고 싶어.
만약 날 죽일 수조차 없다면,
멀리서 피눈물 흘리며 홀로 사라지는 나를 위해
기도 한 번만 해줘.
그리고 문득 내 생각이 날 때면,
우리 함께 봤던 그 벚꽃나무 아래에서
가끔은 나를 떠올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