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삭
너의 옆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네 옆 왕좌가 다른 사람에게 찬탈당한다면,
그 순간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
나 없는 너는 얼마나 밝게 웃고 있을까.
나 없는 곳에서 너는 웃고,
다른 사람과 미래를 그리며 행복을 꿈꾸고,
너의 웃음이 더는 내게만 향하지 않을 때,
내가 모르는 너의 얼굴이 하나둘 생겨날 때쯤.
나는 그 모습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내게는 보여주지 않은 너의 모습을,
내 옆이 아닌 곳에서 나에게 하나씩 알려줄 바엔.
차라리 죽어줘.
마치 날 버린 대가를 죽음으로 갚아주듯.
만약 네가 스스로 끝낼 수 없다면,
널 사랑했던 내 마음이라도 죽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