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엄마의 생활철학#1

빨래를 개며 배우는, 힘

by 해피마망

<상큼 발랄 해피마망의 인생철학>은,

매주 월,화, 수, 금,토요일에 연재합니다.

바쁘고 지루한 일상,

한 끗 어긋난 시선으로 촌철살인의

유쾌함을 함께 누려보아요.


빳빳한 수건 한 장에도 생의 기운이 스며 있다.


오후 네 시, 햇살이 나른하다.
나는 창가에 앉아 수건을 갠다.
빳빳하게 마른 수건을 접을 때마다
손끝에서 묘한 힘이 전해진다.


그 기운이 참 좋다.
손에 닿는 결이 단단하고,
마치 수건 속에 햇빛이 들어앉은 것 같다.
이런 수건은 화장실에서 사용할 때도 기분이 다르다.
뽀도독 소리가 나는 듯한 상쾌함,
그게 새 수건의 청결함이다.


그래서 나는 늘 수건을 베란다에 넌다.
서향이라 오후 햇빛이 잘 든다.
그 햇빛에 빨래는 천천히 마르고,

그 시간 동안 눅눅했던 나도 함께 건조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빨래를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건조기를 쓴다.
그런데 건조기에서 말린 수건은
부드럽기만 하고, 힘이 없다.
어제 썼던 건지 새 건지 구분이 안 간다.
린스를 한 듯 매끄럽지만,
마음에 닿는 감촉은 덜하다.


나는 피부에 조금 거칠어도
빳빳한 게 좋다.
살아 있다는 감촉이 느껴지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빨래를 햇볕에 말렸다.
햇볕 속에서 마르는 동안
수건은 다시 제 기운을 찾고,
나 역시 빳빳한 작은 힘을 얻는다.




빨래는 마른 옷감을 정리하는 일이지만,
살아있다는 빳빳한 힘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칠십 세의 일상을 철학으로 풀어봅니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하루에도,

그날만의 특별함을 누려보려 합니다.


<상큼 발랄 해피마망의 인생철학>은,

매주 월,화, 수, 금,토요일에 연재합니다.

바쁘고 지루한 일상,

한 끗 어긋난 시선으로 촌철살인의

유쾌함을 함께 누려보아요.





월, 화, 수,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