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엄마의 생활철학#3

비움과 여유

by 해피마망

마음을 덜어내는 청소법


오늘은 대청소를 했다.

손때 묻은 컵, 오래된 양념들,

거의 입지 않는 옷들.

하나하나 들춰보며 버릴까 말까 망설였다.

손에 잡은 물건마다 사연이 달라서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버리지 못할 건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얽힌 내 마음이었다.


무언가를 버리려 할 때마다,

'이게 다시 필요하면 어쩌지?'

'아, 이건 애들이 소중히 여겼던 건데...'

하는 생각들이 스쳤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걱정했던 것들 조차 떠오르지도 않았다.

아까운 건 그 순간뿐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속에도 오래된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한때는 소중했지만, 지금은 그저 자리만 차지하는 감정들.

떠난 사람, 서운함, 기대, 후회 이런 것들 말이다.


비우고 나니 공간이 생겼다.

그 공간에 햇살이 들어오고 바람이 들어왔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무거운 감정을 덜어내면, 새로운 생각이 들어 올 자리가 생긴다.


청소를 마치고 창문을 열었다.

가벼운 바람이 집안을 스쳐 지나간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산뜻한 공기였다.


비움은 버림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들을 위한 자리 비움이다.

헌 옷을 덜어내자 장롱이 빈 것처럼,

마음을 덜어내자, 여백이 생겼다.

그리고 그 여백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했다.

'아~ 시원하다.'


오늘도 나는 조금씩 덜어내며 산다.





비움은 버림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들을 위한 자리 만들기이다.

마음을 덜어내자 여백이 생겼다.




<상큼 발랄 해피마망의 인생철학>은,

매주 월,화, 수, 금,토요일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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