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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또 하나의 심장

EP4. 익숙함 사이 불편함

by 세아



귀걸이형 보청기를 착용하며 달라진 것들이 있다.

머리 묶기를 좋아하는 내가, 머리를 잘 묶지 않는다.

귀에 머리를 꽂는 일도 줄었다.


무엇보다 삽입형 보청기에 비해 잘 드러난다는 것.

EP1부터 EP3까지의 글을 보고 오시면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 보청기로 바꾸기로 결심했을 때 많은 장점들 중

단 하나의 단점은 ’ 눈에 잘 띈다 ‘ 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장점들이 그 단점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순간,

그 단점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건, 내 마음이었음을 깨달았다.


‘이건 나의 심장이야’라고 소개하던 늘 당당했던 내가,

어느새 왜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었는가 생각해 본다.

세상이 언제나 안전한 곳만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때때로 감추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매번 새 심장을 만날 때마다,

익숙함 속에 감춰진 불편함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살아갈 방법을 또다시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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