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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또 하나의 심장

EP6. 나는 고요 속에서 쉰다.

by 세아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가끔은 모든 소리로부터 멀어지고 싶어진다.


보청기를 빼는 순간 마주하는 고요함은

마치 나만의 작은 동굴 같다.


나는 하루 종일 소리를 뇌로 받아들이느라

늘 긴장한 채로 살아간다.

그래서 하루의 마지막은

고요함 속에서 나를 내려놓는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쉼을 찾는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영상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 역시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려 했으나,

그 어떤 음악도

나만이 알 수 있는 그 고요함이 주는 위로를 이기지 못한다.


집 안에 있으면서 온전한 쉼을 누리고 싶을 때,

가족들의 말소리, TV소리, 요리하는 소리마저

모두 차단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나는 ‘들을 수 없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잠결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잠꼬대나

현관을 오가는 소리에 잠에서 깰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깊고 단단한 잠을 잘 수가 있다.




오직 나만이 아는

가장 깊고 온전한 쉼,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고요’를 선택할 수 있는 나는

가장 특별한 방식으로 휴식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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