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개며

by 김준한

이불을 개며

김준한


밤새 동고동락 했던 꿈을 개며

뒤척인 시간을 생각한다

얽혔던 어둠 접었다 편 자리마다

깊어진 사유의 골

호흡 깊숙이 와닿아 함께 들썩이던 것들,

발길에 늘 걷어차이던 것들이

나를 감싸 안았던 거라 생각하니

창밖의 햇살이 고요해진다

갑갑한 어둠을 유랑하던 불면의 순간들,

미처 개어놓지 못하고 온 순간들이

내 의식을 감싸고

늘 함께하던 것이라 생각하니 까닭 없이 씁쓸해진다


새벽,

허한 가슴으로 스민 서늘함이 짙어질수록

괜히 꽉 끌어안게 되는,

이 낡은 생 한 벌!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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