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서, 두 마리째의 고기를 잡다.
입질이 왔을 때
이제 시작이구나, 했다.
그런데, 그것은 시작이자 끝이었다.
자리를 옮겨야 하나,
기다리자,
지금이라도 옮길까,
생각만 접었다 폈다, 하기를 여러 번
다시 두 번째 입질이 왔다.
공황이 꼭 그랬다.
두 번째 물고기의 입질처럼,
끝났나, 싶은 그때
다시 공벌레의 시간이 시작됐다.
산책도 운동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다 멈춰버린 시간,
한 글자도 써내지 못한 시간,
몸을 움츠리고 그늘로만 굴러 들어간 시간,
공벌레의 시간,
그 느리고 지루한 시간 동안
한 시간이 두 시간이 되고
두 시간이 네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잠을 잤다.
잠만 잤다.
두 주에 한 번씩 가던 병원도
굳이 날짜를 세지 않아도
약이 떨어지면 가서 마냥 기다렸다.
예약환자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동안
잠깐의 빈 틈을 기다리며
마냥 아무 생각 없이 몇 시간이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처방전을 받아 들고 왔다.
낚싯대가 휘어져 물속에 끌려들어 가고
끊어질 듯 팽팽한 낚싯줄을 견디느라
손바닥이 얼얼하고
낚싯대의 끝을 받치는 배가 움찔할 만큼
두 번째 물고기의 입질은 강하고 거칠었다.
끌려가던지 끌려오던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치 궁창 너머 땅과 하늘 사이에서 당기는 치열한 삶과 죽음의 줄다리기처럼
강하고 거친 시간들
공황은 그렇게 더 세차게 찾아왔다.
일상을 살겠노라, 다짐하던 나에게
자비도 긍휼도 없는 잔인한 모습으로 다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