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스타벅스’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 스타(star)랑 벅스(bucks)가 합쳐진 말이겠지?’
스타는 뭔가 반짝이고, 벅스는 돈? 그럴싸했다. 반짝이는 돈, 성공한 커피 브랜드. 이름 참 잘 지었다 싶었다. 사실, 꽤 오랫동안 그렇게 믿고 있었다. 누가 정정해 줄 일도 없었고, 나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스타벅스에 대한 글감을 확인한 뒤, 스타벅스에 대한 어원을 확인하던 중 ‘모비딕’이라는 고전 소설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타벅스는 그 소설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 ‘스타 벅(Starbuck)’의 이름에서 따온 거라는 사실을. 그 순간, 습자지 같은 나의 지식수준의 창피함을 마주했다.
스타벅은 단지 이름이 아니었다. 그는 거대한 고래를 쫓는 배에서 유일하게 선장의 광기에 맞서려 했던 사람. 끝내 저항하지 못하고 침묵 속에 사라진 비극의 인물이기도 했다. 스타벅스를 다시 보게 되었다.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되는 하루,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매장 안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름의 진짜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또 하나, “나도 얼마나 많은 것들을 겉모습만 보고 단정 짓고 있었을까?”
나는 지금도 종종 실수한다. 어설프게 알고서 다 안다고 착각하거나, 말 한마디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누군가의 이름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그런 실수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그 오해를 성장의 단서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점이다. 오해는 부끄럽지만,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그 안에는 언제나 내가 몰랐던 세계가 있었다.
스타벅스.
나는 이제 그 이름을 볼 때마다 스타도, 벅스도 아닌 ‘알고 보니 더 깊은 이야기’를 떠올린다. 우리 모두는 수많은 오해 속에 살아간다. 하지만 그 오해 위에 오래 머물지만 않는다면, 조금씩 더 깊어지고,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
오늘 내가 했던 어떤 오해는, 내일 나를 성장시키는 멋진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