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책의 프롤로그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의식적으로 떠오른 것이든, 무의식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것이든,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한다. 자신에게 묻고, 갈망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려 애쓰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일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낱말’ 하나가 불러일으키는 생각의 파도는 상상 이상이다. 삶 속에서 마주한 경험들은 낱말에 기대어 빛을 발하고, 그 낱말은 다시 글이 되어 세상에 나온다. 그렇게 탄생한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에 잠시 머물다 가는 작은 활력소가 된다.
낱말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나 어원을 찾다 보면,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전혀 다른 얼굴을 만나기도 한다. 그 순간, 감정과 기억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글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때로는 백지 앞에 멈춰 서지만, 그 공백마저 또 다른 기억과 시선을 불러낸다.
하나의 낱말에서 시작된 시선은 결국 나 자신을 향한다. 다른 시공간, 다른 현실을 만나거나, 지금과 닮은 풍경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성찰의 끝에서 깨닫는 건, 그 단어가 나와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아직 투박하다면, 눈앞의 존재들을 오래 바라보자. 그들을 통해 나를 보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게 될 것이다. 그 첫걸음을 내딛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