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0

걸음마

by 기도집주인딸

2024.9.30

갓난아기가 걸음마를 뗀다.

그 조그맣고 여린 발바닥으로
새삼스레 땅을 바라보며 걷는다.
한두 걸음 못 가 넘어지기 일쑤다.

아이가 엄마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손을 내미니,
엄마는 저절로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두 손을 꼭 잡아준다.

아이는 자기가 걷는 게 엄마 덕이라는 걸 모르고
마구 뛰려다 다시 넘어지고,
귀청 떨어지도록 운다.

엄마는 아이를 번쩍 안아
눈을 마주치고 살살 달래준다.

아이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을 얼굴에 남긴 채
엄마를 향해 아이다운 웃음을 보이며
다시 엄마에게 손을 내민다.

엄마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그 손을 다시 꼭 잡고,
아이와 함께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간다.

두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
따스한 온기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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