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9

소나기

by 기도집주인딸

2024.10.30

비에 젖었다.
나뭇결은 거칠게 벗겨졌고,
나뭇잎은 고개가 꺾어졌고,
나무뿌리는 들쳐졌다.

서글픔이 벅차올랐다.
나만 그러했다.
다른 나무는 온실 속에 있었고,
화원의 반구가 그들의 비를 대신 맞아주었다.

나는 울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나만 비를 맞아야 해?
나만 힘들게 살아야 해?"
나의 소리는 빗소리와 함께 공기를 타고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비는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내가 싫니? 원망스럽니?
내가 너의 나뭇결을 거칠게 했다만,
시간이 지나면 나뭇결은 더 아름다워지겠지.
너의 나뭇잎은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지만,
그 자리에 새순이 돋아나겠지.
나무뿌리는 들춰졌지만,
넌 앞으로 쓰러지지 않을 거야."

"내가 널 키우고, 강하게 자라게 할 거야.
넌 아픔을 겪어 더 큰 나무로 자랄 거야.
넌 비를 맞은 특별한 나무야."

비가 오고, 그친다.
난 앞으로 비 오길 기다릴 거고,
비가 그치길 기다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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