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숨을 쉬는 여자,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 순간순간 나를 깨우는 호흡의 힘

by 원화 혜정

처음엔,

내 몸도 마음도 입자처럼 흩어져

모래알 같았다.

그런데 호흡이 점점 내려가면서


나는 모래알에서 돌멩이로,

돌멩이에서 바위로,

바위에서 강철로 변했다.


어느새

‘철인 28호’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 정도면 철인 27호라도 아깝지 않다!)


그때부턴

피곤한 게 뭐지?

밥맛없는 게 어떤 거지?

힘들다는 게 기억이 안 나네?

심지어 우울하다는 것도…

가끔은 ‘나도 한번 느껴보고 싶은데?’라는

장난스런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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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 왜 이렇게 무거울까?”

자꾸만 이유를 찾으려 했었다.


이젠 그 질문 대신

“아, 오늘도 내 숨이 내 자리를 지켜주고 있구나.”

그걸 느끼는 순간,

나는 이미 충분하다.


국선도를 수련하며

숨이 내 몸 구석구석 내려갈수록

나는 점점 더

‘지금 여기’에 단단히 자리 잡게 되었다.


여전히 불안할 때도 있지만

숨이 나를,

내가 숨을

이 순간에 붙잡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충분히 고맙고, 든든하다.




오늘도

숨을 쉬는 여자,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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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달라지는 순간들

– 단전호흡으로 시작된 신비로운 변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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