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가에 앉아 공부를 했다.
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면 나는 습관처럼 창밖을 본다. 내 뇌가 도파민을 필요로 할 때 유튜브를 켰다간 하루가 통으로 날아가지만, 창밖을 바라보면 짧고 무해하게 도파민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창밖을 봤다. 창밖엔 보행기를 끄는 두 할머니가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길을 건넌 뒤였고 나는 두 분이 초록불이 끝나기 전에 무사히 건너시길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바라보았다.
잠시 후 두 할머니의 횡단은 끝났지만 내 눈은 계속해서 두 분을 쫓았다. 같은 브랜드의 보행기를 끌며, 찰싹 붙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다정하고, 귀엽고, 이상하게 사랑스러웠다.
그 순간, 친구들과 함께 보행기를 추천하는 미래를 상상했다.
"야, 이 보행기 개좋대. 완전 쭉쭉 걸어짐"
"ㄴㄴ이게 접이식이라 지하철 탈 때 딱임"
"엥 저거 인스타에서 누가 공구가로 싸게 파는디?"
"야! 광각으로 찍어야지!"
함께 공구한 멋진 보행기를 끌며
도란도란 거리를 활보하는 우리.
주름은 늘고 허리는 굽어도
말투와 감각은 여전히 MZ.
함께 늙어간다는 건
생각보다 귀여운 일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