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집념 10화

그네 2

by 로지

"나를 계속 쫓는 걸 우진 씨는 알고 있어요?"


무자비하게 공격 한 얼굴치곤 떨리는 기색이 가시질 않는 그 여자에게 물었다.

나와 우진 씨가 흔들리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

거기서부터 비롯되었을 거다. 약이 오를 만큼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내가 이렇게 되도록 만드는 건 당신들이지! 내 경고를 무시해도 유분수지!"


여기서부턴 측은지심이 들기 시작했다.

왜소한 몸집에 혼자 시들어가는 그 여자의 어깨가 안쓰러워졌다.


"잘 들어요. 우리는 한지은 씨 때문에 헤어질 마음도 이유도 없어요. 당신이 무슨 짓을 하더하도 우리를 지키기로 했고 당신이 기대하는 일은 절대 생기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요!"


함께 흥분하고 싶지 않았다. 화를 내더라도 같은 대응으로 맞받아치더라도 내가 더 흥분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정상적이지 않은 그 여자와 마주한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뒤를 돌아 집으로 들아가기엔 불안했다.

그 길로 곧장 앞으로만 걸었다.

얼마쯤 걷고 나니 그 여자의 행방이 궁금해졌고 뒤를 돌아봤을 땐 계속 서 있을 것만 같은 자리는 비워져 있다. 핸드폰을 꺼내 우진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부재중이다.

어쩐지 나도 모르게 손이 떨리고 있다.

어떤 종류의 공포인지 모르겠다.

아직 환한 대낮. 집 앞에서의 혼돈이 나를 집어삼킨다.

상가 매장의 유리로 비친 내 모습은 비교적 멀쩡하다.

눈빛만 애처로이 비어 보일 뿐이다.


어두워질 때까진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어디서든 더러워진 기분을 씻어내고 싶어졌다.

우진 씨의 전화가 왔을 땐 지친 마음을 끌고 꽤나 길게 걸었을 때다.

서럽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 왈칵 울음이라도 날 것 같은 목소리가 튀어나왔을 때 우진 씨도 감지하는 것이 있었나 보다. 억누르는 감정이 녹여있는 말투로 내게 어디냐고 물었을 땐

문득 이 모든 것들을 예감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일을 정리하고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을 때쯤 허기가 몰려왔다.

우진 씨를 보자마자,


"배가 몹시 고파. 뭐라도 먹어."


술 한 잔을 곁들일 수 없는 식당을 지나치고 사람들이 제법 많은 시끄러운 곳에 들어갔다.

우진 씨는 말없이 내 행동을 살피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묻지 않는다.


"그 여자가 집 앞에서 나를 따라왔어. 이번엔 들고 있던 자기 가방으로 나를 내리 치던데. 우진 씨에게 무슨 말을 했거나 들었거나 하지 않았을까?"


앉자마자 나온 맥주 한 잔을 한 모금 마시면서 우진 씨에게 덤덤히 말했다.


"어디 다친덴 없어? 왜 이제야 얘길 해.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전부 혹은 일부라도 우진 씨는 내게 진실을 말해줄 순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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