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울리는 그 여자로부터의 문자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시하며 누워있다.
더불어 같이 울리는 우진 씨로부터의 문자와 전화는 받고 싶지 않다.
오늘은 도저히 회사에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아 월차를 내고 물도 안 마신 채 누워있다.
몇 시간째 누워만 있는지도 모르겠다.
종일 울린 그 여자의 문자를 읽고도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이제 남아 있는 건 우진 씨와 나름대로 잘 헤어져보기라고 할 수 있겠다.
잘 헤어질 것이라도 있는가 그저 정신 차린 상황에서 무조건 헤어지는 것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알 수 없는 억울함으로 잠이 들진 않는다.
여러 생각이 꼬리를 물고 스쳐 지나간다.
내 고집으로 인해 생긴 일들이라서 누구를 탓하겠느냐만 우진 씨에 대한 원망은 그칠 수가 없다.
두 사람으로부터 막강한 피해를 입은듯한 마음은 가눌 길이 없다.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핸드폰을 곁에 둔 채 눈을 감았다 떴다의 시간을 가질 무렵
다시 한번 울리는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그 여자의 짧은 시작이다.
'자?
난 혼자 한잔하고 있어'
궁금하지 않은 내용을 주저리 시작한다.
'난 할 말이 있지 않아서 그쪽도 그렇다면 이제 그만 연락은 자제하는 게 어떠한지?'
좋지 않은 기분을 삭이며 문자를 적으려니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나보다 지치진 않았을 텐데. 체력이 어지간히 좋지 않은 모양이야.'
조롱하며 비웃는 그 여자의 말투가 별로 거슬리지도 않는다.
'이제 상황도 잘 알았을 테고 정신도 들었을 테니 우진 씨를 빨리 놔주는 게 편한 길일 거야.'
당연하지만 그 여자에게서 알게 되는 진실을 곱씹고 싶지 않다.
그대로 핸드폰을 던져두고 잠이 들었다.
잠이 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나와 닿으려는 우진 씨의 노력을 무시한 채 혼자서의 시간을 달리듯 보냈다.
우진 씨와 만나면서 몇 번씩이나 감당하는 혼자만의 시간인지 세어보기도 두렵다.
집중하지 못했던 일들을 처리하고 애쓰다 보니 시간은 어느 때보다도 빨리 지나간다.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는 듯하다.
애석하게도 쓰디쓴 상처의 크기보다 그리움의 크기가 더 크다는 걸 알게 될 때마다 인간은 미약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럴 때마다 객관적인 잣대를 내게 들이대며 스스로의 모습을 고찰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우진 씨의 나를 찾는 연락이 더 많이 자주 와야 한다는 걸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이야말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고 한꺼번에 밀려오는 슬픔을 마주하려니 그에 대한 그리움만 펼쳐지듯 커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