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책을 버리고, 다시 책을 폈다

상냥함은 지능이다

by Tord

나는 책을 혐오했다.
책은 허영이었다. 사기였다.
시간낭비였고, 짐이었다.

수십 년 모아 온 책을 버리며 다짐했다.
"내가 다시 책을 사면, 사람도 아니다."
책은 쓰레기였다.
그때의 나는 확신했다.

그런 내가 다시 책을 폈다.
이 모든 변화는,
어느 날 우연히 본 김종원이라는 사람 때문이었다.

그는 말했다.
"상냥함은 지능이다."

한 마디에 머리를 얻어맞았다.
그동안 나는 직선적이고 효율적인 말을 추구했다.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결과를 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상냥함이야말로 지능이라니.
그 말에 나는 무너졌다.

그날 이후, 김종원의 콘텐츠를 정독했다.
몇 번이고 돌려봤다.
더 알고 싶어졌다.

책을 찾아봤다.
하지만 이 주제가 김종원 이외의 누군가도 당연히 했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AI에게 물었다.
"상냥함과 지능을 연결한 사상가가 있나?"

AI는 에리히 프롬을 알려줬다.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사지는 않았다.
도서관에 갔다.
펼쳐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다시 책을 샀다.

'사랑의 기술'
그리고 '소유냐 존재냐'

버리겠다던 책을 다시 샀다.

읽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한 문단 읽으면 머리가 하얘졌다.
AI에게 찍어 물어보았다.
해설을 듣고, 다시 읽었다.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책을 읽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책을 혐오했던 과거의 나는,
이제 책을 다시 본다.

유튜브, 드라마, 만화도
훌륭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깊고 섬세하고, 대중적이지 않은,
조용히 건너야 하는 생각들,
그것들은
결국 책에 담길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은 싸다.
경제적이다.
그렇기에 이런 읽기 뻑뻑한 책도 만들어진다.

그리고 아직,
진짜를 담을 수 있다.

나는 지금 깨달았다.
책을 버렸기 때문에,
다시 책을 품을 수 있었다.





#에세이 #독서 #자기 변화 #김종원 #에리히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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