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발견된 자
며칠 전부터 집에서 자가 안 보이더니,
어제 차량 조수석 밑을 정리하다가 30cm 자 두 개가 덩그러니 나왔다.
“여기 있었구나.”
의문을 품으며 조수석 의자 위에 자를 올려두었다.
그리고 오늘, 딸아이와 함께 차를 탔다.
딸아이는 조수석에 놓인 자를 보더니 조용히 그것을 집어 들고, 뒷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넌지시 딸에게 물었다.
“이게 왜 차에 있어?”
“이거? 엄마 아빠가 이걸로 때리려고 해서… 내가 못하게 숨겨놨지! 히히“
“응? ㅎㅎㅎ”
요즘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 좋게 타일러도 보고, 가끔은 으름장도 놓아봤다.
그런데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그 방법이 잘 통하지 않아서, 고육지책으로 자를 들고 혼내는 ‘시늉’을 몇 번 했더니… 아이 입장에서는 그게 무서웠던 모양이다.
아이의 말을 듣고 나니 문득 떠오른 단어, ruler.
‘자’라는 뜻도 있지만, ‘통치자’라는 의미도 있다.
통치자는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지키는지 길이를 재듯 확인하며,
지키지 않으면 벌을 주기도 한다.
딸아이가 무서워하던 이 ‘자’는,
그야말로 벌을 내리는 통치자, ruler의 ruler였던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성으로 잴 수 없는 감정의 경계에 종종 서게 된다.
그 경계를 넘는 순간마다 반성하고, 더 현명한 부모가 되기를 다짐하게 된다.
오늘은 딸아이의 귀여운 한마디 덕분에,
나의 ‘룰러 같은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딸아, 그런데 말이지… 집에 자 말고도 그렇게 생긴 게 많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