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구아 머리를 내놓아라
우리 가족은 거북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벌써 키운 지 4년이 넘었죠.
코로나 시절,
주로 집에 머물러야 했던 아이들에게
그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알려주고자
작은 생명을 함께 키워보기로 했죠.
강아지를 키우기고 싶었지만 여러모로 부담이 컸고,
전에 햄스터를 키우다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나보낸 기억도 있어
이번엔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동물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거북이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죠.
하지만 거북이는 교감이 쉽지 않습니다.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작은 발로 도망가거나
껍질 속으로 쏙 숨어버립니다.
먹이를 줄 때도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한참 뒤에야 조심스레 나와서 먹곤 하죠.
햇볕을 쬐기 위해
일광욕장으로 옮겨줘도
주변을 경계하며 등껍질 속에 몸을 웅크립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득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두렵고 불안한 세상 속에서
나 역시 ‘나만의 단단한 껍질’에
몸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것이 최선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삶은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던져줍니다.
그때마다 스스로 묻게 돼요.
“숨거나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껍질 밖의 세상과 마주할 것인가 ”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시조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구아구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오늘도 저는 거북이처럼 조심스레 고개를 내밉니다.
세상이 조금은 두렵지만,
그렇다고 등껍질 안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오늘 하루,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