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전주곡
봄비가 내리는 아침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서 보니
어느새 땅은 비로 흠뻑 젖어 있었다.
땅으로 스며든 비는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줄기보다 조용했고,
그 조용함이 마음속까지 젖어들었다.
발끝에 밟히는 물기 섞인 흙냄새가 문득,
오래전 어떤 봄날의 기억을 끌어올렸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았지만,
왠지 그날이 그리운 건
바로 지금도 그런 평범한 하루이기 때문일까.
비에 젖은 꽃잎과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비처럼 흘러간 시간을 되내어 본다.
시간은 흘러도 봄은 매번 처음처럼 다가온다.
익숙한 듯 낯선 기분,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새 계절.
오늘 하루는
‘해야 할 일’보다
‘비처럼 흘러가는 마음’을
조금 더 따라가 보고 싶다.
이 봄의 전주곡이 지친 일상에 작은 멜로디가 되어주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