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병원은 매일 누군가의 시작과
끝이 교차하는 곳이다.
기쁨과 슬픔, 회복과 이별이
숨 쉴 틈 없이 오가는 그곳에서,
누군가는 묵묵히 하루를 이어 붙인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 산다.
간호사로, 엄마로, 한 사람으로
자신의 몫을 다하려 애쓰는 아내.
예전엔 잘 몰랐다.
왜 그렇게 지쳐 보이는데도
다시 출근할 수 있는지,
왜 그렇게 모든 걸 스스로 감당하려 하는지.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수많은 순간들 속에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 있었고,
멈출 수 없었던 책임이 있었고,
내게는 보이지 않았던
깊은 고민과 결심이 있었다는 걸.
이 이야기는
한 남편의 시선에서 쓴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누군가의 삶을
조용히 감당해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이야기다.
때로는 걸음이 느려지고,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나는 존경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하루를 밝히고 있는 아내를,
나는 무엇보다 사랑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더
길게 써보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툭툭 써 내려갈수록 마음이 얹히고,
애정이 쌓였다.
‘투데이픽도 해보고,
언젠가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다’는
작은 기대도 품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를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알았다.
이 시리즈는 누군가의
사랑을 말하기 위한 이야기였다는 걸.
그 시작만큼이나,
마무리도 조용하고 따뜻하게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글을 내려놓는다.
조금은 시원하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읽어준 당신에게,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를 위해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마음 깊이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