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철학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
언젠가부터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과연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요즘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자꾸 ‘불안’이 먼저 찾아온다.
AI는 너무 빨리 똑똑해지고 있고, 인간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하나둘씩 기계에게 넘어가고 있다.
코딩, 수학, 언어까지. 이제는 그림도, 음악도, 글도 AI가 더 빨리, 더 잘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이 흐름 속에서 ‘살아남는 인간’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한때 나는 성공의 길은 '기술을 잘 아는 사람'에게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기술은 따라잡을 수 있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세계관은 복제할 수 없다.
그 사람만이 가진 철학, 관점, 삶의 태도 — 그것은 AI가 가질 수 없는 ‘독점적인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에서 독점이 곧 성공이라 말하며,
‘경쟁하지 마라. 오직 너만 할 수 있는 일을 해라’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철학과 관점이 있어야하는 그 말이 요즘 들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고민하던 끝에 나는 한 가지 결론에 다다랐다.
철학.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
어떤 일에든 ‘나만의 이유’를 붙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예를 들어보자.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화가도, 디자이너도, 시인도, 프로그래머도 ‘생산성’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림 한 장을 그리더라도,
왜 이 그림을 그리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그림을 통해 세상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 깊은 맥락 위에서 탄생한 창작물만이,
AI의 기계적인 손끝을 넘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철학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꼭 플라톤이나 니체의 책을 던져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넌 왜 그 그림을 좋아해?"
"만약 네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슬퍼도 꼭 울어야 하는 걸까?"
이런 작은 질문들이,
아이의 내면에 자기만의 ‘기준’과 ‘관점’을 만들어준다.
그것이 자라나 철학이 되고, 철학은 결국 고유한 창의성으로 확장된다.
우리 시대의 교육은 결과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가 ‘무엇이 될 것인가’를 묻기 전에,
‘왜 그렇게 되길 원하는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아이는 AI보다 느리고, 효율도 낮고, 창의성도 특별하지 않은 어른이 되어
세상의 흐름 속에 조용히 묻히고 말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철학을 지닌 사람은
그 누구와도, 그 어떤 기술과도 ‘경쟁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그저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삶.
나는 요즘 아이와의 대화를 조금씩 바꿔보려 한다.
무엇을 배웠는지보다, 오늘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물어보려 한다.
“넌 어떻게 생각해?” “그건 왜 그런 것 같아?”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의 대답을 찾을 수 있게 기다려주려 한다.
이건 아주 느린 교육이다.
결과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이 느림이 언젠가 우리 아이만의 ‘제로 투 원’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지금 당신의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만약 너무 빠르게, 너무 바쁘게, 너무 똑같이 살아가고 있다면
우리는 아이에게 ‘창조적인 틀’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복제 가능한 삶’을 주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당신의 아이가 스스로의 생각을 키우고, 세상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결국, 철학이 있는 사람이 시대를 이끌고,
철학이 없는 사람은 기술에 밀려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