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나를 일으킨 한 권의 책

by 앤희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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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무기력한 일상에 빠져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걸 느끼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다.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찾아가고 있었고,

그들의 소식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 자꾸만 갇혔다.


친구들과 함께할 때는 웃고 즐겁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은 항상 쓸쓸하고 불안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걷던 길 위에서 문득 결심이 들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뭐라도 해야겠다.”


그때는 단순한 절박함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다짐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전환점이 될 줄은 몰랐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그 질문 끝에 떠오른 건
학창 시절, 밤을 새워 읽곤 했던 인터넷 소설이었다.
책을 좋아했던 나였지만, 어느새 삶에 치여 책을 멀리하고 있었다.
다시 읽기 시작하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스쳤다.

서점에서 자기 계발 서적을 한 권씩 들춰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선택한 책은 론다 번의 『시크릿』.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이라는 것도 모른 채,
단지 ‘성공의 비밀’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집어 든 책이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황당했다.

상상하라, 이루어진 것처럼 믿어라,
적어라, 시각화해라, 느껴라…


“이게 정말 가능한 얘기일까?”

현실적인 조언을 기대했던 나는 실망했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이해하기엔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책장을 덮지 않았다.
읽고, 또 읽었다.

그저 믿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있을 거야.”
나도 책 속 인물들처럼


절망에서 희망으로, 가난에서 풍요로,
무기력에서 성공으로 바뀌고 싶었다.


나는 그때부터,
상상과 시각화를 삶에 조금씩 적용해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설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성공한 나의 모습을 자주 떠올리기 시작했다.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그 상상 속에서
나는 당당하고, 아름답고,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금세 현실로 돌아와,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 모습이 부끄러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그 상상은 점점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그날부터 내 보물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상상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었다.
삶을 바꾸는 연습이었고,
시각화는 내 믿음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였다.

이루어진 듯 믿는 그 순간,
이미 내 안의 세계는 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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