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방대 이력서#05] 지방 졸업생의 스펙이야기

지방대생이 할 수 있는 스펙 전략 : "차별화"

by 다소

글 제목 그대로, 저는 지방대 출신입니다.


입학할 때도,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도 그 사실을 부정해 본 적은 없었죠.

그래서 더 고민했습니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남들과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


처음엔 다들 하듯 어학 점수와 자격증 준비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느꼈습니다.

이제 그건 ‘차별화’가 아니라 ‘기본값’이 되어버렸다는 걸요.

상향 평준화된 취업 시장에서 일반적인 스펙은 더 이상 특별함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저 면접장까지 가기 위한 입장권 같은 것.

물론 저도 그 입장권을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쏟아부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만의 특별함이 없는 스펙이 과연 의미 있을까?”


저는 그때부터 방향을 조금 바꿨습니다.

보편적인 스펙 대신 '내가 직접 해본 일'로 나를 설명하기로요.

앞선 4화 '스펙이여 지방대학생을 구원하소서' 편의 내용 같이 취업시장에서 불리한 지방대생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이력서용 스펙이 아니라 ‘만들고, 기획하고, 이끌고, 실행’하는 차별화된 경험들을 하나씩 쌓아갔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그 경험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실습생 그 이상 – 2,000시간의 실무 경험

대학교 4년 동안 저는 총 2,000시간 이상을 복지기관에서 실습하고 봉사했습니다.

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기관, 장애인 복지시설까지 다양한 현장을 취업 전 대학생 신분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죠. 제가 맡았던 일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 참가자 모집 및 홍보

- 지역 캠페인 참여 및 기관 행사 기획

- 기관별 행정업무 수행


처음엔 단순히 옆에서 돕는 수준이었지만 점점 업무의 깊이가 달라졌습니다. 취업 전 실무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었거든요. 물론 지금 되돌아보면 너무 미숙하고 부족한 순간들이었지만 덕분에 졸업 후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때 시험 문제 속 상황들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또, 채용 면접을 보면서도 다른 졸업생들보다 '실무 경험'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저만의 특별함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공부했다’가 아니라 ‘직접 해봤다’는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 클라이밍 동아리 대표 – 취미와 전공을 연결 짓기

유일하게 땀 흘리며 ‘운동다운 운동’을 해본 게 클라이밍이었습니다.

그냥 체험해 보자고 시작했던 동아리에서 어느새 대표가 되어 있었죠.

그러나 저는 단순히 취미에서 그치지 않고, ‘취미와 전공의 연계’라는 새로운 방향을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 인근 청소년 복지기관 연계

- 청소년 체험활동 전용 클라이밍 수업 기획, 운영

- 동아리 부원들과 활동 피드백을 통한 수업 개선사항 발굴, 적용

- 전문성 향상을 위한 클라이밍 관련 교육 수강 및 동아리원 내부 교육



3. 참여자를 넘어 운영자로 – 대학 봉사단 임원 활동

봉사활동은 많은 학생들이 한 번쯤은 해보는 일이죠. 한번 가서 도와주고 오는 소중하지만 익숙한 경험.

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갔습니다. 대학교 봉사단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기획하고, 조율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거든요. 제가 했던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봉사 주제 기획 및 기관 섭외

- 팀원 배정, 담당 업무 조정

- 예산 집행과 물품 준비

- 활동 홍보 자료 제작 및 출간


프로젝트의 매니저 역할을 대학생으로서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돌발 상황이 생기면 직접 나서야 했고, 갈등이 생기면 조율도 해야 했습니다.

이 경험은 대학생으로서는 경험하기 힘든 ‘조직 속 리더십’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죠.



4. 전공 분야 공모전 10회 이상 참여 & 수상

사회복지 관련 공모전에 10번 넘게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번 수상도 경험했죠.

누군가는 “그걸 왜 그렇게까지 해?”라고 말했지만 저는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현실로 만든다'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기획 업무의 본질을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아래와 같이 기획 관련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 실행 전략과 기대효과 작성

- 정책 분석 & 관련 근거 데이터 조사

- 예산안 시뮬레이션

- 시각화된 발표 자료 제작 및 많은 대중 앞에서 발표


대학생 시절, 공모전 첫 수상 경험


하나의 기획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졌습니다. 그 경험들이 지금은 제 무기가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도 기획안을 쓸 때, 보고서를 작성할 때 그때 쌓아둔 실전력이 그대로 살아있었거든요.



5. 복수전공, 4점대 학점, 그리고 자격증

저는 사회복지학과 관련된 전공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연관성이 높은 두 전공 함께 공부함으로써 복수 전공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싶었습니다.

학점은 평균 4.0 이상을 유지했고, 졸업 후 시험을 보고 국가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도 중요했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통해 관련 분야의 법적, 제도적인 지식을 실제로 익힐 수 있었다는 점도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지식은 면접 때 큰 도움이 되었죠.



6. 기획하고, 운영하고, 강의까지 – 대학생 기획단 단장

대학생 시절, 지역 내 청소년 센터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기획단에 단장으로 참여했습니다.

단원들과 함께 만든 교육 콘텐츠를 관내 학교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제안했고, 실제로 학교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자유학기제의 정식 수업으로 운영했습니다.


- 수업 커리큘럼 구성

- 강의안 제작과 시연

- 직접 수업을 진행하며 피드백 반영/개선


너무 긴장했던 첫 수업


학생들 앞에서 첫 수업을 진행하며 너무 떨렸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하지만 점점 강의가 익숙해졌고, 학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며 콘텐츠를 조정하는 과정,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해봤다는 건 저에게 큰 자신감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누군가에겐 그저 이력서 한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이력서 한 줄이 제가 직접 부딪히고 만들어낸 결과들이니까요.

지방대 출신이라는 출발선이 사무치게 아쉬웠지만, 이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고 나의 가치를 차별화하기 위해 더 열심히 걸어온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취업과 이직 과정 중에 본인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고민 중인 분들이 있다면, '나만의 특별함'이라는 스펙을 더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6화에서 이어집니다]

keyword
이전 04화[지방대 이력서#04] 스펙이여 지방대학생을 구원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