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 시간을 건너 부르는 노래

ep4회. 실비가 내리네

by 하오빛


하오빛라디오 그때나로 vol1 노래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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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가 내리는 날은

마음이 유난히도 조용해지더라

한여름 대지 위에

고요히 내려앉은 감정들처럼


한낮의 더위,

꽃들은 갈증에 목을 빼

하늘을 마주 본 채

입을 열어 말을 건네

그걸 바라보던 너

젖은 머리, 무거운 옷자락

그 모든 걸 잊은 채

순간에 취했던 너

기억나, 창가에 앉아

빗소리에 멜로디를 얹던 밤

창문에 흐르던 물길처럼

우리의 노래도 조용히 흘렀지


오늘 내리는 이 비

내 마음을 적셔와요

지친 하루 끝에

그대 얼굴이 떠올라요

빗속에 실려간 그리움

내 볼을 타고 흐르고

작은 꽃들 위로 번져요

그대의 온기처럼


푸석했던 마음에

물이 오르듯

작은 실비가

나를 다시 세워줘

파란 화단 위로

무겁던 감정도 내려앉아

너의 이름,

내 입술에 젖어

하늘빛은 사라지고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오늘 만큼은

많은 얼굴을 그리고 싶어


비에 젖어도 좋아요

그대가 떠오른다면

이 젖은 마음도

언젠가 피어날 테니


비 오는 날,

세상을 조용히 안아주던 너

마음의 창가에 올라

노래를 부르던 너

그리운 얼굴을 품고

세상을 향해 흩뿌리던 너

오늘 나는,

그때의 너를 닮고 싶어

이 빗속에서

우리 함께 마음을 적셔가자

고맙다,

사랑스러웠던 그때의 나야


실비처럼 다가온 너

나를 적시고 스며들어

이 조용한 밤

우리, 또 한 번 노래를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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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