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시간을 건너온 따뜻한 기억
낯선 땅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멋쩍지만 반가운 마음에
괜히 말문이 막히고,
그 사이엔 오랜 침묵의 시간이 서먹함처럼 감돌았다.
내가 힘들고 다쳤던 시절,
늘 곁에 조용히 있어 주던 분.
그래서일까, 다시 마주한 지금
그는 친형처럼 느껴졌다.
어머니의 손길처럼,
내 여린 손을 꼭 잡고 이끌어주던 따뜻한 손.
그 손에 담긴 마음은
언제나 한없이 좋고 든든했다.
오늘 그를 다시 마주하니
우울했던 이 밤마저
그의 존재 하나로 환히 채워진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던 내 마음.
그 마음의 기둥처럼
한 그루 든든한 나무가 되어준 사람.
그가 바로 그분이다.
잊지 않겠다.
세월의 망각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해도
눈을 돌리지 않으리.
오늘 밤,
몸은 차가워도 마음은 그분의 두 볼처럼
붉게 달아오르고 있다.
참 따뜻한 밤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밤.
그분과의 만남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단단히 엮이기를.
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그때의 너야,
낯선 곳에서 만난 반가움이
그렇게 멋쩍고 따뜻했구나.
말보다 먼저 마음이 반응하고,
서먹함 속에서도
속 깊은 신뢰가 은은히 피어났던 순간.
그분이 네 곁에 있어줬기에
많이 외롭지 않았겠구나.
형처럼, 어머니처럼,
부드럽고 단단한 손길로
네 마음을 감싸주던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난 건
그때의 너에게 주어진
참 고운 축복이었을 거야.
네가 그분을 소중히 기억하는 것처럼
그분 역시 너를 잊지 않을 거야.
그 밤의 기도가
서로를 이어주는 매듭이 되었기를 바란다.
참 고마웠던 그분,
아마도 대대 의무병 선임이셨던 그분일 거야.
지금의 나도
그분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어.
참 따뜻한 분이었지.
그때 너의 기억 속에 머물던 그분은
지금의 내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따스하게 남아 있구나.
고마워, 지금의 나에게 기억하게 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