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 시간을 건너 쓰는 편지

19회. 남겨둔 사랑이 이어준 소중한 여인

by 하오빛

곁에 오래 둘 수 없는 사람이라면

잊어야 하는 게 맞을까.

내가 그를 좋아하는 만큼

그가 나를 그리워해주지 않는다면

지워야 하는 게 옳을까.


그런데 나는,

왜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이 자리에만 머물러 있는 걸까.


혹시 아직 남아 있는 사랑 때문일까.

그렇다면 그 사랑,

완전히 없애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내 곁을 지켜봐 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 따뜻했던 마음은

조금쯤 남겨두고 싶다.


내 곁에서 오래 머물러도

조금도 지겹지 않은 사람이라면,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으리라.


짧은 만남 뒤에 헤어지며

아쉬움에 뒤돌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마음도

기꺼이 다 품고 싶다.


나는 나의 사랑을

남김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린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

어디쯤에서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처럼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그때의 너야,


사랑을 한다는 건

때로는 손을 놓는 용기를 가지는 일이고,

때로는 남아 있는 따뜻함을

누군가를 위해 고이 간직하는 일이었지.


너는 그 마음을

참 조용히도 감당했구나.

억지로 밀어내지도,

억지로 붙잡지도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러 있었지.


그런 너를,

지금의 나는 꼭 안아주고 싶어.

그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참 깊어서 그런 거였다고,

스스로 잊지 말라고.


너의 마음을 전부 받아줄 수 있는 사람,

그때의 너가 남겨둔 사랑 덕분에

지금의 나는

내 사랑을 남김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단다.


그때의 너가 꿈꾸던 그 사람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우리 둘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참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야

정말 고마워.


하오빛 라디오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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