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꿈도 야무지게 '애플수박'
2025.04.19
마트에서 산 참외를 맛있게 먹고, 씨를 발라냈다.
휴지를 물에 적셔, 잡기도 어렵게 작은 참외 씨를 올려놓고 촉촉한 휴지로 덮어주었다.
이틀이면 싹이 나겠지?
나는 식물잼뱅이다.
야채 값이 비싸서 ‘금치’니 ‘금파’니 하는 시대라 나도 이것저것 키워서 식비를 절약하고, 수확의 기쁨도 맛보고 싶었다. 깻잎, 상추, 파프리카, 참외, 콩... 여러 가지를 도전해 봤지만 줄기가 튼튼해지기 전에 쳐지거나 좀 크고 나면 벌레가 너무 생겨서 말라갔다.
유튜브에서 농부님들이 알려 주시는 농사 지식을 노트에 적어가며 공부해도 실제 내 앞에 있는 식물의 상태가 그것과 같은지 아닌지는 분별이 어렵다. 그게 됐으면 이런 도전의 시작도 없었을 것이다.
내 곁에서 말라 간 식물들에겐 미안하지만, 난 다시 도전한다.
아파트 텃밭 추첨에 당첨되어 한 해 동안 내 텃밭이 생겼기 때문이다. '난 이제 식물은 키우면 안 되겠다' 단념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겼으니 이번에야말로 잘 키워서 수확의 달콤함을 맛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 시작으로 꿈도 야무지게 ‘애플수박’을 심었다.
아이들이 수박을 너무 좋아하는데 여름이면 한 두 통 사 먹을까 말까?
그래서 텃밭이 생긴 김에 과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작년에 지인들의 텃밭을 보니 여기저기 쌈채소가 흐드러졌었다.
처음에는 쑥쑥 잘 자라 따 먹는 재미가 있지만, 빠른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상추는 나무가 돼버렸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심더라도 한 두 뿌리만 심어야겠다고...
그래서 애플수박 모종 두 개를 밭 가운데 토닥토닥 심었다. '잘 자라 주어라'하며 토닥토닥.
공부한 데로 흙을 파서 거기에 먼저 물을 부어 촉촉하게 하고 그 위에 모종을 심었더니 아파트 조경관리자 분이 근처에서 보시다가 알려주러 오셔서는 "어~ 잘하셨네~" 라며 칭찬을 해주셨다. 유튜브로 공부했는데 고수님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 으쓱거리는 어깨를 간신히 내렸다. 그 자랑은 집에 와 신랑에게 실컷 했지. 그리고 여름에 동글동글 작은 수박들이 여럿 달릴 상상까지 하니 마음에 수박이 이미 담긴 듯 그득해졌다.
수박 옆에 방울토마토를 빨간색 하나, 황금색 하나 심고 참외씨가 싹을 내면 또 그 옆을 내 줄 계획이다. 얘네들은 하나의 줄기에도 많은 열매가 달리니까 잘 되면 이번 여름,
과일은 안 사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