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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의 숨결>

믿음 속에서 온전히 피어나는 마음의 무늬

by 숨결biroso나

<보이지 않아도, 믿음이 마음을 깨우는 순간들>



어떤 날은
마음이 식어 굳어버린 돌덩이 같습니다.
누가 흔들어도 반응하지 않을 것처럼
깊은 회색 속에 잠겨 있던 날들.

그러나, 단 한 사람의 조용한 믿음은
그 돌의 표면을 아주 미세하게 데우기 시작했습니다.
말 한마디가 아니라, 그 말 뒤에 머무는 온도가 비로소 나의 숨결을 흔들어 깨웁니다.


빛은 항상 소리 없이 스며듭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닿는 자리마다 결을 바꾸어 놓습니다.
마치 돌 속에 오래 잠들어 있던 무늬가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에 닿는 순간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처럼요.

누군가 나를 믿어주었다는 사실은
세상이 나를 믿는 것보다
내가 나를 다시 바라보도록 만드는 힘입니다.


그 믿음은 나를 재촉하지 않았고,
부끄럽게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내 안에 오래 숨겨두었던 형상을
스스로 꺼내도록 조용히 기다려주었습니다.

돌은 한순간에 사람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음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온기가 스며드는 방향은
언제나 분명했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온도가
내 안에서 아주 작은 떨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믿음은 설득이 아니라,
기대가 아니라,
그저 '나는 너를 본다'는
조용한 숨에 가까운 것임을.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많은 소리보다
그 숨 하나가 데워주는 미세한 온도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온도는
당신 안에서도 오래전부터 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자신을 잿빛의 조각상처럼 느끼는 날.
아무런 온기도 없는 돌덩이가 된 기분입니다.

내 안에 모든 빛깔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가능성이 굳게 갇혀 영영 나오지 못하리라 체념할 때. 그러나 ​세상은 '피그말리온의 숨결'을 기억합니다.


사랑만이, 간절한 믿음만이
차가운 조각상에 온기를 불어넣었던 그 신화처럼.
당신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기대는,
보이지 않던 잠재력마저 현실이라는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마음의 가장 뜨거운 온도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가능성을 조용히 깨우는 존재입니다.
큰 약속도, 화려한 격려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는 너를 믿는다'는 숨 하나가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씩 흔들어 깨우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마음은 보이지 않게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그 숨결의 온도만큼 따뜻하고, 그 믿음의 깊이만큼 단단한 존재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은 그렇게 믿음 속에서 가장 단단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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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자리에 핀 마음》 ⓒbiroso나.




#믿음의온도 #보이지않는빛 #내면의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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