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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야〉

7화 흔들리는 마음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

by 숨결biroso나


글을 쓰기 전에는
작가는 무언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라 여겼다.
감정이 특별하고, 말이 깊고,
늘 무언가를 ‘깨닫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소란스러운 하루에 치이고,
나조차 이해하지 못한 감정 앞에서
말을 잃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조용히 노트를 펴고
문장 하나를 떠올릴 수 있으면
그게 하루의 구조가 되었다.
감정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자기 마음을 오래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
불완전함을 견디며
흔들리는 마음을
문장으로 붙잡아두려 애쓰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잘 쓴 글’보다
‘마음속에 스며드는 글’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을.

작가는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자주 멈췄고,
때로 도망쳤지만,
끝내 다시 돌아와 썼다.

쓰는 동안, 나는 살아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지금도 잘 모른다.
하지만 쓰고 있다는 것만은
어떤 날보다 분명하다.


그래서 요즘은, 내 감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읽는 이에게 닿는 글을 쓰려 한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여정을 배우고 쓰며 걸어가는 중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쓴다.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지금도 쓰는 사람이 된다.








〈숨처럼 나를 쓰다〉

나는 오늘도 쓴다.
잘 쓰려고도,
특별해지려고도 아니고.

그냥, 쓰고 있는 나를 위해.
하루 끝
말을 삼킨 자리에서
조용히 펜을 들어본다.

문장은 자꾸만
엉키고,
무너지고,
마음속 어디쯤에서 흘러내린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나를 살아내는 방식은
결국 쓰는 것뿐이라서.

누군가는 묻겠지.
무얼 위해 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냥, 써야 해서 쓴다.
숨이 그렇듯,
나도 그래야 살아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쓴다.
잘 모르겠지만, 쓰고 있다.
그게 나다.

언젠가 내가 쓴 문장이
내 마음부터 다녀가길 바란다.





"오늘도, 흔들리는 마음에 조용히 이름을 붙인다.”

by 《숨쉬듯, 나를 쓰다》 ⓒ biroso나.



다음 화 예고

8화쓰는 동안 비로소 내가 된다>

《숨 쉬듯, 나를 쓰다》는 글을 쓰며, 숨 쉬게 된 여정을 담은 따뜻한 성장 기록입니다. 써 내려간 마음의 결을 따라 당신에게 도착하는 위로의 노트.



<biroso나의 숨결 감성 연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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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목 《엄마의 숨》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화/ 토 《숨쉬듯, 나를 쓰다》
수/ 금 《다시, 삶에게 말을 건넨다》
수 / 일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토 / 일 《말없는 안부》
일 /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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