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기다리는 마음

홋카이도 이야기 마지막, 에필로그

by 김바다




온종일 차갑게 식히던 마음도

결국 계절 탓만은 아니었나 보다.


갇힌 시간에서 벗어나고자,

버리고자 했던 지난 미련들도

결국 진정으로

버려서 되찾은 것이 아니라고만 했다.


나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되물었다.


버려둔 뒤에도

그리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말이다.


스크린샷 2025-11-27 오전 8.58.13.png






지난 2023년 12월,

홋카이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에서

반짝이는 새해를 맞이했다.


그렇게 영영 차가운 계절이

계속될 것만 같았지만,

이어코, 새로운 계절이 코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새로운 계절은

따뜻한 생명력이 무한히 기지개를 켜던 봄

뜨거운 태양이 기승을 부리던 여름을 건너게 했다.


그리고 바람이 그윽한 분위기를 내어주던

알록달록한 가을을 보내주었다.






스크린샷 2025-11-27 오전 8.58.46.png


친구, 그러하네.

이 늦가을, 겨울을 문턱 앞에 두고
삿포로 이야기를 하게 된 까닭은...
아마도 겨울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었네.



나는 지난겨울을 회상하며

그때와 같고,

그때와 다를

다가올 겨울을 저만큼 마중 나간다.


그 계절에는 사나운 한파가

기승을 부려 코끝을 얼리고

눈을 시리게 하여 눈물을 짓게 하려나.



하지만 분명 내 조그마한 오두막.


그토록 오래 기다리던 하얀 함박눈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워질 테고,

노란빛 화롯불 앞에 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뜻하게 구워진 고구마를 나눠 먹을지도.


스크린샷 2025-11-27 오전 8.58.57.png




그렇게 생각해 보니,

너무 시려 외로울 일도,

많이 아파서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을.


왜 그토록 외면하고 모나게 굴었던 시간들이었나 싶었다.

지난 2023년 끝에서 지난 것에 대한 미련과

내게서 떠나간 친구를 다시 떠올렸다.


많이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

영영 지워 이 슬픔의 조각들이 사라질 것 같지 않아.

그저 그것들을 꼭 껴안아 감쌌다.




스크린샷 2025-11-27 오전 9.03.05.png






어쩌면 매일이 그러하지.

시리던 그 계절이 아니어도 나를 매정하게 내몰고,

힘들게 하는 것들은 늘 찾아오기 마련이니.

그렇게 생각하면...

끝없이 그것을 만나 우리는 늘 아프기만 할 텐데.


상처받은 차가운 계절은 바꿀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겠으나,

그 안에서 언제나

따뜻해질 수 있는 화롯불 하나 켜 둔다면.

매서운 추위 따위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


겨울의 홋카이도에서

나는 답이 아닌 답을 얻었다.

그리고 그 겨울을 기다리며,

오늘도 어김없이 이 계절을 살아간다.













저는 우연한 기회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뜩 일기 쓰기를 시작함으로써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글쓰기를 콘텐츠로 만들었으며,
인스타그램(kimbada 4st)으로 매일 업로드 연재로.
또 어느덧 브런치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언젠간 이 이야기도 자세히 쓰게 될 테지요.)


네. 아직은 다소 미숙하여,
부족한 글들입니다만.
매일 쓰는 것에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행기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야기로 찾아뵐 것 같습니다.


오늘날의 홋카이도 이야기는 마칩니다.
그리고 곧
저의 첫 번째 유럽여행기 <런던과 바르셀로나>
이야기를 이어, 창작했던 상상 산문소재의
동화와 소설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뭐든 해보며 찾아가는 것도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일 테니까요.

오늘도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by @kimbada4st
keyword
이전 14화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