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과 바르셀로나, 하나
때는 2023년 10월경,
오랜 은사님으로부터 유럽 여행 동행을
권유받았다.
그리고 이어 6개월간 모든 준비를 마친 후,
2024년 5월 말.
런던과 바르셀로나를 만나기 위해 출발했다.
나는 선생님과 함께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그렇게 시작되었다.
예쁜 동화 속 나라의 진실은
실은 변화무쌍한 우울의 날씨와
침 꼴딱 삼겨, 등골 오싹하던 그곳의 물가.
실은 나는 유럽 여행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 언제나 일본으로
여행 다니던 것에 꽤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던가.
‘ 음… 가보고 싶지만, 여행은 좀 그래.
경비도 많이 들구우~
우선, 비행기를 오래 타야 하잖아! ’
라며 등한시해 버렸다.
그저 그곳은 머나먼 다른 차원의 세계이며,
TV나 영화 속의 상상 도시로 여겼다.
그럼에 유럽 여행은 뜻하지 않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다가왔다.
여러 일상 대화를 나누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유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주셨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더 없는 기회라 생각하여
선생님의 권유를 선뜻 받았다.
그리고 금세 떠나는 날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내가 살고 있는 남동쪽 지역에서는
먼 나라로 떠나려면,
인천으로 먼저 첫 항해를 준비해야만 한다.
가장 큰 캐리어에 2주간의 짐을 구겨 넣었다.
큰 몸뚱이 하나가 들어갈 법한 캐리어를 끌고
더불어 설렘을 가득 안아 들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이란... 얼마나 수없이 왔던가.
내 아이돌 덕질 시절,
DSLR을 부여잡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인천공항 터미널로 들어서자
지난 시간의 잔상이 쏟아져 나왔다.
‘음... 나의 아이돌, 너는 잘 지내있니?’
이미 떠나버린 마음은
괜스레 아쉽고 헛헛한 마음마저 든다.
그리하여 이렇게
애석한 여행의 시작이 되어버릴까나...
공항에 도착한 후, 선생님의 배려 덕분에
처음으로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다.
라운지에는 가볍게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미니 뷔페가 고품격을 자랑한다.
나는 그것이 신기하여
이내 씁쓸했던 지난 덕질의 추억을
금세 잊어버렸다.
고소한 버터가 듬뿍 발린 모닝빵과 향긋한 커피로
아침을 채우고 있었지 뭐람.
하늘에 둥둥 떠서, 나는 생각했다네.
길고 날렵한 독수리 등에 올라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오색찬란의 세계로 가던 것을.
저 구름 위에 누워 하루를 뱅둥이며
지내볼까나.
뜨거운 태양을 벗 삼아
온종일 온몸을 달구어 볼까나.
그러고 나서, 무려 12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건너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랜 시간 하늘에 떠 있는 상자를
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실은 약간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네만.
비행시간은 예상보다 더 빨리 모터를 가동시켜,
눈 깜짝할 새에
나를 런던 히드로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우왕좌왕.
내가 기억하는 히드로 공항의 기억은 그러하다.
마치 몽롱한 구름을 밟고 지나,
딱딱한 타일의 세계에 들어섰는데.
수많은 발걸음이 오가는 가운데,
그만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말았다.
‘히드로 공항이 어떻게 생겼더라?’ 하며
그곳에 대한 기억을 모두 소실시키고 버렸다.
나는 그저
선생님의 무뚝뚝한 발걸음을 따라,
요리조리 사람들을 피하던 카트라이더 같았다.
공항에서 채링크로스 역 쪽에 위치한 호텔로
가기 위해, 미리 한국에서 예약해 둔 택시를 탔다.
그리고 택시 창밖으로
보이는 런던의 호화로운 풍경을 보았다.
문득 봄바람 속 처녀를 만난 설렘처럼
첫 유럽 여행을 몹시 기대하고 있었다.
허나, 여행이 어디 순조롭기만 하던가.
택시가 멈춰 세운 곳은 다름 아닌,
도착지까지 1~2km가 남은 상황.
기사님은 목적지까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런던에서는 어떤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임시적으로 차도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
맞아. 그곳에서부터
내 몸뚱이만 한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야 했던 것이지.
이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니!
이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일이던가.
도착하자마자 생긴 이슈는
얼마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한 것이었을까.
정말 그렇네요.
나는 런던에 해리 포터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까?
허무맹랑한 상상 속에서
그를 만나는 꿈을 꾸었어요.
허나, 지구 반대편 서쪽 나라에는
환상적인 세계 같은 것은 없었지요.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곳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by @kimbada4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