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고 그리고 천재적인 아이와 공부하기

너의 천재성을 지켜주고 싶어

by 데카메르


우리 교실에는 예쁘고 새침한 한 아이가 있다

가녀리고 고운 아이라 처음부터 마음이 마구 끌리는 매력있는 아이

그런데 문제가 발견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로 한 번 안한다고 맘먹은 일은 절대 하지 않는 것 !

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꾸준히 진도가 올라가야 하고 그 와중에 깊이 생각하며 문제를 읽고 풀어내는 능력이 향상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하기 싫어 하는 어려운 문제를 꽁꽁 같이 풀어 주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처음 부터 모두 가르쳐 주어도 안되고 그렇다고 혼자서 다 하도록 하면 아이들은 포기해 버리기 일쑤다

살짝 코치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고 그래도 힘겨워 하면 다시 힌트를 주며 계속 지켜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도 선생님도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낸 친구들의 표정은 개선장군보다 더 당당해 보이고 성공을 경험한 친구는 또다시 어려운 문제에 도전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그 작은 아이의 뇌는 또 얼마나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뿌듯하다


그런데 그 아이

까다롭고 매우 실력이 뛰어나 가끔 천재로 보이는 그아이는

'이 문제는 내게는 어려워 난 못하겠어~'라고 정하면 절대 안한다 달래고 얼르고 혼내기도 하고 별 방법을 써도 절대 안한다.

야무지고 단호하게 '저 안할래요' 하는 쪼꼬만 이쁜이를 어찌해야 할지

적잖이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그래서 내가 찾아낸 방법이 있다

일단 의견을 물어서 절충을 한다 " 오늘 기분 어때?...선생님은 요만큼은 하면 좋겠는데..."

좀 비굴하지만 한 번 동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옆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집중하고 남들이 두세시간 걸려 할 분량을 30분에 해버리는 아이니까


어떤 날은 정말 힘들어 보일 때가 있다.

학교 끝나고 벌써 두 세 군데 학원을 거쳐서 온날, 배도 고프고 지친날...그날은 백프로 아이에게 맞춰준다.

하고 싶아하는 쉬운 문제들로 연습 시간을 충분히 갖고 쉬는 시간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색칠공부도 하게 해준다.

(우리 교실에서 가장 꼬마인 이 아이는 지금 1학년이고 3학년 진도를 공부하고 있으니 아직은 애기가 맞다 ~~^^)

그 시간들이 지친 아이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있음을 느낀다..물론 나도 시키고 싶었던 문제풀이 연습을 충분히 시킬수 있으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고


우리 교실의 이 개성 넘치는 작은 아이가 진짜 천재 아닐까 생각하며 혼자 신기해 하는 날도 참 많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동의가 이뤄진 부분에 대해 몰입도 200퍼센트 인데다 한번 설명하면 두말 할 필요없이 바로 적용해내니까

내가 이 시절에 이렇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지 않았으면 이런 예쁜 천재를 만날 수나 있었겠나


살얼음 걷듯 살살 너의 천재성을 다치지 않게 지켜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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