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교육의 희망을 찾아랏!
수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렵고 두려운 과목으로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가르치는 일 역시 그만큼 어렵다. 교과서 속 기호와 낯선 숫자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아이들을 매일 마주하는 일, 그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내 인생의 두 번째 직업을 준비하던 시절,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하다가, 결국 나는 아이들 앞에 서기로 했다. 미래를 부탁할 작은 손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그것이 내가 찾은 두 번째 삶의 의미였다.
사실 내 전공은 화학이었다. 한때는 제2의 마리 퀴리를 꿈꾸며 실험실에 밤을 새우던 학생이었지만, 가르치고 싶은 과목은 수학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는 이 과목에서 아이들의 어깨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고 싶었다. 아마 그것이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희미한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배우고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나는 곧 깨달았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어떤 아이는 눈빛만 반짝여도 문제를 척척 풀었고, 또 어떤 아이는 같은 문제를 수십 번 설명해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나의 방식으로는 누구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매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만큼 지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나만의 철학이 조금씩 세워졌다.
내가 세운 첫 번째 다짐은 “아이에게 상처 주지 않는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공부보다 노는 게 좋은 아이, 숙제를 늘 미루는 아이도 상처받지 않도록, 나는 늘 스스로에게 말했다. “내 공부가 아니라, 아이를 위한 공부를 하자.”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게 하는 일이었다.
두 번째 다짐은 “탁월하게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적당히, 어설프게, 남들 하는 만큼만 하지 않겠다. 내 수업을 듣는 순간 아이의 수학적 두려움은 반드시 줄어들고, 수학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작은 문제를 풀며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 그 순간을 보기 위해 나는 매일 문제집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내 방식은 늘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아이들은 꾀가 많아. 엄하게 잡아야 해.”
“숙제를 많이 내야 부모가 안심하지.”
“간식은 절대 주지 마. 버릇 나빠진다니까.”
주변의 충고들은 늘 엄격함과 통제를 강조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이들의 허기가 먼저 보였다. 단순히 간식이 아니라, 배움에 대한 허기, 마음의 허기였다. 그 허기를 외면한 채로 성적만 요구하는 것이 진짜 교육일 수는 없었다.
그때부터 내게 꿈이 생겼다.
교육은 윽박과 협박 없이도 충분히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
폭력이 아닌 배려와 존중으로도 아이들은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꿈.
물론 그 길은 쉽지 않다. 어떤 날은 아이의 완강한 거부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늘을 올려다보며 처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선생님, 저 오늘은 혼자 해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의 눈빛에서 다시 용기를 얻는다. 작은 성취가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 주는 것을 볼 때마다, 내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를 다시 확인한다.
내 수업은 다른 학원이나 학교의 방식과 다르다.
나는 매 시간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다. 오늘 아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에 막혀 있는지 찾아내고, 그 순간 필요한 학습을 제공한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아이와 내가 함께 문제를 풀어내며 얻는 기쁨은 분명하다.
작고 반짝이는 손 위에 우리의 미래가 놓여 있다.
나는 그 손을 지키고, 키우고, 빛나게 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언젠가 그 작은 손이 세상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아이들과 함께 연습한다. 문제집 위의 작은 글자들이 결국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을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