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의 마법으로 밤을 지새우다.
그 여름, 피아노 앞에 앉은 한 소년이
클래식의 문을 열었다.
18세에 불과한 나이에,
어떻게 이런 무대들을 남길 수 있을까.
콩쿠르에서의 연주부터, 어린 시절 무대까지, 나는 하나하나 반복해 들으며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동시에 생각했다.
18세였기에— 그의 어린 시절 무대들이 고화질로 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덕분에 나는, 언제든 유튜브를 열어 그 연주들을 선명하게 다시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연주를 듣다보니,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궁금해졌다.
같은 곡을 다른 연주자들이 어떻게 풀어냈는지 비교하며 감상하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다른 연주도 찾아 들었다.
나는 점차 더 많은 연주자들의 연주에 감동하고,
다른 악기들의 매력에도 빠져들었다.
좋아하는 연주들이 하나둘 늘어가면서,
클래식은 점점 내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렇게 클래식의 세계를 헤매고 있을 때면,
문득 궁금해졌다.
‘이 많은 연주들 중, 왜 유독
그의 연주만이 나를 클래식으로 이끌었을까?’
그 특별함을 알고 싶어
그의 연주를 다시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하지만 결국—
또 다시 감탄할 뿐이었다.
밤마다 홀린 듯,
작은 화면 너머 클래식을 되풀이했고
종종 울컥했다.
클래식은 그저 자려고 듣는 음악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불면증을 선물했다.
그 여름,
밤을 지새웠지만
낮엔 웃고 다녔다.
이상하게도, 좋았다.
글을 쓰며 되돌아보니
3년 전 여름, 클래식에 빠져들던 설렘이 다시 떠오릅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밤새도록 반복해 듣게 만든 곡이 있나요?
곡 이름만 가볍게 나눠주셔도 좋아요.
누군가에게 울림을 준 곡이라면,
저에게도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이후, 다시 나를 밤새우게 만든 또 하나의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