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Bélanger 리사이틀 회고
9월 13일 토요일 저녁 6시, 영종도 베토벤하우스에서 두 번째 하우스 콘서트가 열렸다.
무대의 주인공은 첼리스트 뱅상 벨랑제(Vincent Bélanger). 그는 오디오 브랜드 몬어쿠스틱과 협업하여 만든 앨범 <Songe>의 발매를 기념하고자, 소박하면서도 실험적인 리사이틀을 준비했다.
리사이틀은 라이브와 레코드, 그리고 청음이라는 큰 세가지 축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solo cello live로 J.S Bach의 cello suite bwv 1004를 시작으로 두곡을 더 연주한 뒤,
duo with his recording이라는 독특한 형식, 자신의 음반을 하이앤드 오디오로 재생키시고 자신의 실황연주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두 곡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는 그의 앨범 트랙을 오디오 청음만으로 들려주며 마무리했다. 오디오 마니아와 클래식 애호가 모두를 사로잡을 만한 작은 실험이였다.
Vincent Bélanger는 오디오와 녹음, 그리고 음향기술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온 연주자다. 그는 단순히 실황 연주자로 머무르지 않고, 생생한 녹음과 오디오 재현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음악가다. 특히 원초적이고 강렬하며 때로는 폭력적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첼로 사운드를 구현하는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리사이틀은 그의 이러한 음악적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였다.
무엇보다도 가장 실험적이고 특별했던 순간은 오디오와의 듀오연주였다.
자신의 과거 연주에 현재 자신의 연주를 살며시 포개어 듣는 이중주, 과거에 남겨진 기록과 지금 이 순간이 같은 무대 위에서 겹쳐지며,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현재를 해설하는 듯했다.
청중들은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리사이틀이라는 형식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벨랑제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 연주·녹음·청취라는 세 가지 차원을 교차시키며, 우리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 리사이틀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번 공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실험이자, 새로운 듣기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순간이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연주된 곡 가운데 특히 마음에 남은 곡은 카탈루냐 민요 <Le Chant des oiseaux>였다. 이 곡은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사랑해 평생 동안 무대에서 자주 연주했던 곡으로, 그에게 있어 ‘평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1971년 유엔 연설 자리에서 카잘스는 이 곡을 직접 연주하며 “새들의 노래는 평화를 노래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곡은 단순한 민요를 넘어, 인류 보편의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리사이틀이 끝난 뒤, 나는 벨랑제에게 이 곡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전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우리의 짧은 대화는 음악만큼이나 따뜻하게 마무리되었다.
작은 리사이틀이었지만, 그 안에서 펼쳐진 실험은 결코 작지 않았다. 연주와 녹음, 청취를 통해 음악은 순간의 예술이자, 기록의 예술이며, 동시에 미래로 이어질 예술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