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일 년 중 최대 성수기)+뉴욕(최악의 물가를 자랑하는 도시)?
뉴욕에 가게 된 것 자체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 결정이었다. 언제나 선망하던 뉴욕이었고, '버킷리스트'를 쓸 때면 언제나 '뉴욕 한복판에서 비 오는 날 스타벅스 창가 자리에 앉아 타이핑 하기'가 빠지지 않았으니까. 언제가는, 이라는 말을 붙이며 생에 한 번 쯤은 가보리라 다짐했다. 그렇지만 사람 많은 곳과 성수기에 여행하기를 싫어하는 내가 세계 최대의 도시를 크리스마스 주간에 방문하다니?
그리고 더욱이 나는 가난한 교환 학생이었기에 참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집에서 지원을 잘 받아 물 건너 온 다른 교환학생들과 다르게 나는 부모님께서 없는 돈을 쥐어짜서 보내주셨고, 나 스스로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왔다. 심지어 교환학생 중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 한국에 있는 고3을 가르치며 돈을 벌어 생활비를 충당했기에 크리스마스를 뉴욕에서 보내기로 결정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프렌십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가족과 진저 브레드맨을 꾸미고, 그들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어드밴트 캘린더를 (아빠가 손수 만들어 매일매일의 소소한 이벤트가 담긴 예쁜 캘린더였다) 보며,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더욱이, 다른 사람들이 모두 뉴올리언스에 가고 혼자 남아있는 기숙사는 너무나 쓸쓸했고, 모두가 뉴욕에 가는 지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도 컸다. 결국 크리스마스를 뉴욕에서 보내기로 결정하고 나자, 놀라우리만치 설레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다니! 그것도 뉴욕에서 말이다! 영화에서만 보던 그 콩닥콩닥하고 화려한 도시를 직접 볼 생각에 설레기만 했다.
레드 벨벳 케이크도, 매그놀리아 푸딩도 먹어보고 싶다! 그 유명한 록펠러 타워 트리도 보고, 타임 스퀘어에서 사진도 찍어야지! 센트럴 파크에서 현지인처럼 커피를 홀짝이고, 아침에는 조깅도 하고 싶다!!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왕 가기로 한 거, 남은 5개월을 거지처럼 살더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오리라!!
그치만 아무래도 얄팍한 지갑 사정 탓에, 최대한 비용을 아끼기로 했다. 6일 간의 뉴욕 여행에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외하고 431.05 달러가 들었다. 나름대로 아껴 썼는데, 큰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뉴욕 여행을 즐겁게 하는 방법! 그리고 행복했던 기억들, 크리스마스의 조각들을 차곡차곡 담아보려 한다.